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차기 사무총장 선거가 한국의 한승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호주, 프랑스, 일본, 멕시코, 폴란드 후보들간의 6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6명 가운데 재무장관 출신이 4명이며 나머지 2명은 학자 출신이다.
가장 고위급 후보는 재무장관을 역임한 마레크 벨카 폴란드 총리로 경제학 교수,이라크 연합군 임시행정처(CPA) 폴란드 대표를 지냈다.
프랑스는 경제적으로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평가받는 알랭 마들랭 전 재무장관을 내세웠으며 멕시코도 1998∼2000년 재무장관을 지낸 앙헬 구리아를 후보로삼았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캐나다 출신 도널드 존스턴 사무총장은 올초 차기 총장이 아시아에서 나와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일본은 보편적인 지지를 받을 만한 거물급 후보를 찾아내려 애썼으나 결국 총리경제자문역을 지낸 학자 출신 다케우치 사와코를 내세웠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승수 전 장관이 자질을 잘 갖추고 있으나 OECD 강대국들로부터 정치적인 지지를 충분히 이끌어내기는 어려워보인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앨런 펄스는 공정거래 수석 조정관으로 거대 조직들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경력이 많다. 그는 무려 26쪽짜리 이력서를 제출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0일 현재 OECD 회원국들은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영국은 OECD 대사 공식 웹사이트에 "영국은 국제 경력 및 관리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포함한 올바른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천명해놓고있다고 전했다.
행정 투명성을 자랑해 온 OECD는 차기 총장 선출이 여러 국제 조직의 지도자 선거처럼 `정치적 거래'로 변질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OECD 외교관들은 후보들의 국적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한 외교관은 "사람들은 OECD가 위기에 놓였다고 말하고 있다. 이 조직에는 새로운 원동력이 필요하다"면서 "선거전은 불가피하게 후보가 대표하는 국가들간의 파워게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