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재정운용계획 충돌 예고

우리당 "세금 올리고 국방비·복지비 늘려야"
한나라 "세금 줄이고 재정지출 확대 신중히"

한나라당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올해 예산편성과정에서 여야간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재정지출 확대를 추진 중인 열린우리당과 긴축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지난주 2005~2009년간 중장기 재정운용계획에 대한 협의회를 열고 국방비ㆍ복지비 확대, 사회간접자본(SOC)ㆍ중소기업 지원예산 축소 등 개략적인 방향을 정리했다. 이를 위해 현행 19.5% 수준인 조세부담률(국내총생산 대비 조세수입 비율)을 향후 5년간 1~2%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17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예산배분 문제에 대한 여론수렴에 나섰다. 오는 24일 시작되는 예결위 회의를 앞두고 재정정책 전반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한나라당은 세금은 줄이고 재정지출 확대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기본입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세금을 늘리는 동시에 복지비ㆍ국방비를 늘리자는 정부ㆍ여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국방비 확대에 대해서는 적극 반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종구 제3정조위원장은 “국방비 증액은 정부가 자주국방론ㆍ동북아균형자론 등과 같은 외교정책 실패의 부담을 국민세금으로 메우려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비는 줄이고 복지비는 국민소득 증가율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올리는 대신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연구개발(R&D)이나 중소기업지원 등에는 예산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잠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24일 이전까지 재정배분에 관한 당론을 확정하고 예결위 회의에 임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한나라당은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 및 보유세 인상과 관련, 종합 부동산 세제정책을 마련해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17일“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드니 정부가 양도세와 취득ㆍ등록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늘리는 등 마구잡이식 세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정부가 재정을 방만하게 지출한 결과 세금부담이 증가하고 경기침체도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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