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주도해온 천안함 실종자 구조ㆍ수색작업이 4일 민간 주도의 인양작업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백령도 인근 해역에 초속 7m가 넘는 바람이 부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이날 인양 준비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군은 실종자 가족들이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인양된 3일 밤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침몰한 선체를 인양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민간 전문가 등과 함미(艦尾)ㆍ함수(艦首) 인양 방식과 시기를 협의하는 한편 침몰해역 인근에서 부유물 수색작업에 치중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4일 “민간업체와 함께 사전조사 작업을 벌여 함미ㆍ함수 인양계획을 수립하되 민간업체가 인양 주체가 되고 해군 해난구조대(SSU) 잠수요원 등은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양작업을 담당할 해양개발공사, 유성수중개발, 88수중개발 등 민간업체 3곳은 이날 아침 150톤급 소형 크레인선과 바지선, 잠수부 등을 사고해역에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날씨 때문에 백령도 남쪽의 대청도 인근으로 피항했다. 2,000톤급 해상 크레인은 함미가 침몰된 해역으로 이동했다.
민간 업체들은 대형 크레인을 바다 밑바닥에 고정시키기 위한 선체의 크기, 엔진 위치, 무게중심 등을 조사한 뒤 구체적인 인양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인양 시설물 설치 등 본격적인 작업은 빨라야 6일쯤 시작될 전망이다.
인양작업은 두 동강난 함미ㆍ함수의 옆면에 리프트 백을 설치하고 공기를 주입해 부력으로 떠오르게 하거나, 굵은 쇠사슬(직경 9㎝)로 선체를 휘감은 뒤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체를 쇠사슬로 휘감으려면 잠수부들이 압축공기와 고압의 물줄기로 선체 밑 해저에 구멍을 내야 하는데 이 해역의 조류 유속이 3∼5노트(시속 5.5~9.3㎞)로 매우 빠르고 물속이 혼탁한데다 해저가 뻘 바닥이어서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전망이다.
일각에선 인양 작업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안함의 선체가 함미ㆍ함수로 두 동강나 있고 전체 무게가 1,200톤이나 되기 때문이다. 해군은 지난 2002년 연평도 근해에서 발생한 제2차 연평해전 때 침몰한 130톤급 고속정 참수리 357호를 침몰 53일, 인양작전 17일만에 물 밖으로 끌어올렸다.
반면 조수간만의 차가 적은 조금이 다가오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의 3,600톤급 해상 크레인이 오는 8일께 사고현장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인양작업이 훨씬 빨리 끝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군은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침몰한 선체를 인양해달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함미ㆍ함수 인양 방식ㆍ시기에 대해 민간 전문가 등과 협의하는 한편 침몰해역 인근에서 부유물 등에 대한 수색을 실시했다.
/뉴스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