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원, MBC 여기자에 정식사과
"며칠간 잠 못자 실수로 오른쪽 뺨 건드려" 야권 "한나라 사과후 鄭의원 제명해야"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4ㆍ9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MBC 취재 '여기자 성희롱' 파문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사당동 거리 유세에서 MBC 보도국의 김모 기자가 뉴타운 공약에 대해 질문하자 그의 뺨을 건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자는 현장에서 "이건 성희롱"이라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민주당 등 야당들은 3일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은 "온 나라가 연일 아동 납치사건, 성범죄 사건으로 들썩이는데 무슨 추태인가"라며 "한나라당은 사과 후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정 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인파에 섞인 상황에서 김 기자의 어깨를 툭 치려다 본의 아니게 얼굴에 손이 닿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MBC 측은 "촬영 영상을 보니 정 의원이 왼손을 사용해 김 기자의 오른쪽 볼을 쓰다듬고 톡톡 쳤다.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며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정 의원은 이날 오후 MBC를 찾아 김 기자에게 사과했다. 그는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의는 아니었지만 김 기자의 마음에 상처를 준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고 김 기자도 이를 받아들였다"면서 "며칠 동안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피곤한 상태에서 왼손으로 김 기자의 오른쪽 뺨을 건드려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한 점을 사과한다"며 다소 달라진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동작을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 상대인 민주당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측은 즉각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반사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정 의원 측은 "사건이 성(性)적인 문제로 왜곡ㆍ확대됐다. 당사자 간 해결된 문제"라며 파장 축소에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