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은행제 6,216명 학위받아

대학강의 경험이 있는 조리기능장, `컴맹`에서 분당 400타를 치는 `컴 도사`로 바뀐 60대 할머니, 가정형편 때문에 중ㆍ고졸 학력을 검정고시로 패스하고 2년간 자격증 39개를 딴 30대 초반 젊은이 등이 학점은행제를 통해 대학 또는 전문대 졸업의 꿈을 이뤘다. 23일 안병영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이종재 한국교육개발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회 학점은행제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2,236명과 전문학사 3,980명 등 6,216명이 학위를 받았다. 전자계산학을 전공한 위수정(여ㆍ24ㆍ이학사)씨가 학사부문에서 평균성적 98.54점으로, 항공정비 전공 황재민(21ㆍ공업전문학사)씨가 전문학사 부문에서 98.71점으로 교육부 장관이 주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멀티미디어학 전공의 강지현(여ㆍ26ㆍ공학사)씨 등 전공별 성적 우수자 6명은 우수상을, 그리고 경영학 전공의 최고령자 정춘희(여ㆍ65ㆍ경영학사)씨 등 6명은 특별상을 각각 수상했다. 제대한 뒤 대학 복학 학비를 마련하려 자동차 정비 아르바이트를 하다 오른손 손가락 4개를 잃은 전자계산학 전공 김신남(30ㆍ이학사)씨도 교육과정 2년을 마치고 공장자동화 프로그래밍 분야에 취직한 데 이어 이번 학위를 취득했다. 식품조리학 전공의 이재상(40ㆍ가정학사)씨는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어 중ㆍ고교 과정을 마친 뒤 호텔조리사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조리기능장에 올라 대학에서 강의까지 한 인간승리자. 지금도 장애인을 돕고 있는 이씨의 희망은 대학원에 진학해 지식과 기술 수준을 높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는 것.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막일과 배달일을 하며 검정고시로 중ㆍ고졸 학력을 따낸 뒤 하사관으로 7년간 복무한 김희우(31ㆍ정보통신전공ㆍ공업전문학사)씨는 자격증 취득을 통한 학점 이수에 심혈을 기울여 2년간 39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씨는 기사자격 등에 더 도전, 올 8월 학점은행제 학사학위를 받을 계획이다. 1998년 도입된 학점은행제는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등 교육부 지정을 받은 교육훈련기관에서 일정 학점(학사 140학점, 전문학사 2년제 80학점-3년제 120학점)을 취득하면 학사나 전문학사를 주는 제도다. 전공은 학사 209개, 전문학사 210개로 447개 기관에 1만3,288개 과목이 개설돼있으며 이번을 포함해 학사 7,812명, 전문학사 1만5,166명 등 2만2,978명이 배출됐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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