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도 '광속' 인터넷 전쟁

특급호텔들간의 ‘빛의 속도전’이 뜨거워지고 있다.테헤란밸리의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해외투자가들의 국내방문이 잦아지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특급호텔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핵심은 인터넷 서비스. 해외 본사와의 신속한 인터넷연결이 호텔의 평가 기준으로 떠오름에 따라 첨단 통신망 구축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 서울 강남 지역이 중심이다. 리츠칼튼호텔은 최근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이퀘스트(I_QUEST)사와 계약을 맺고 이 달 말까지 전체 객실 401실 중 187실에 일반 PC의 모뎀 속도인 56K의 10배 이상인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설비를 마련한다. 정보전산실 신인순 실장(40)은 “이미 인터넷 전용선을 깔아놓은 비즈니스센터는 보안상의 문제가 있고, 기존 객실에서의 인터넷 사용도 대부분 전화선을 연결해야 하므로 속도를 다투어야 하는 비즈니스맨들을 만족시켜줄 수 없게 돼 새로운 설비를 들여왔다”고 설명. 신축건물로 오픈하는 호텔들은 아예 설계 단계에서부터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을 고려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연회장은 물론 전체 객실(654실)까지 전용선을 연결, 초고속 통신망인 ISDN이 지원하는 속도(128K)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용 노트북을 이용할 경우 모뎀이나 랜 카드 등 별도의 장치 없이도 전용선을 사용해 한번에 시리얼포트에 연결,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첨단 장치를 설치했다. 올 6월 반포동에 문을 여는 메리어트호텔도 객실 내 인터넷 서비스를 차별화해 기존 호텔들과 경쟁한다. 전세계 1,880여개 호텔 및 콘도를 거느린 메리어트호텔은 전체 객실(498실)을 광케이블로 연결해 개인 노트북 이용 외에도 인터넷TV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국내 처음으로 전체 객실(265실)을 스위트 룸으로 꾸미게 될 초특급호텔 파크하얏트도 기존 호텔과 인터넷 서비스의 차별화에 고심하고 있다. 2002년 역삼동에 들어설 I_TOWER(30~45층)를 사용할 파크하얏트는 테헤란밸리에 들어오는 최신 전용회선을 건물전체에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별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강남지역에 중저가 호텔사업 진출을 추진 중인 신라호텔도 객실 내 인터넷 서비스만큼은 특급호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워, 호텔업계에 부는 인터넷 바람은 한층 매서울 전망이다. /남태현 기자 ICARS@HK.CO.KR 입력시간 2000/03/2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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