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자본주의’라는 단어에서 ‘빈부격차’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6일 ‘청소년 경제교육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9월 연구소 웹사이트에 등록한 중고등학생 14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본주의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로 ‘빈부격차’(41.0%)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은 ‘경쟁’(24.3%), ‘효율성’(10.4%), ‘부정부패’(7.6%),‘물질적 풍요’(6.9%), ‘풍부한 기회’(6.3%),‘착취’(0.7%) 등 순이었다. 따라서 효율성이나 풍요, 기회 등 긍정적인 면은 10명 중 2명 꼴에 그친 반면 빈부차, 부패, 착취 등 부정적인 면은 10명 중 5명으로 절반에 달했다. 아울러 중고등학생들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제적 부의 창출’이라고 인지하고 있지만,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경제적 부의 창출’은 25.7%, 그 다음으로 ‘사회공헌활동’(18.8%), ‘좋은 상품의 생산’(18.8%),‘고용창출’(16.7%) 등을 꼽았다. 정직한 납세는 9.7%이고 수출증대는 5.6%였다. 연구소는 “우리나라는 역사적 배경의 특수성때문에 올바른 경제관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고, 70~80년대 정부주도의 경제발전 과정은 정부개입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고 시장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또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드러난 일부 기업의 부정적 사례는 자본주의와 기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형성했고,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부재는 부(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한편 학교 경제교육은 입시 위주의 교육시스템과 경제이론 및 지식 전달위주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 현실경제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따라서 민관합동의 경제교육 로드맵을 설정, 경제 교육이 일관성과 객관성을 갖추고 효율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