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21일 증권 시장에선 선물(꼬리)이 현물(몸통)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장세가 연출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1,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하락 마감했다.
주요 투자 주체 중 이날 지수를 끌어 내린 세력은 국가ㆍ지자체 등이 포함된 ‘기타계’와 ‘보험’으로 각각 1,763억원, 1,47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타계의 경우 증권거래세 면제 혜택을 받아 프로그램(PR)에서 파급력이 센 우정사업본부의 PR 차익 매도 물량이, 보험 쪽에선 주식형 변액 보험에서의 PR 매도 물량이 대부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날 PR을 통한 차익 거래 현물 매도 물량은 4,573억원규모로 우정본부와 보험을 제외한 PR 매도 물량은 외국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PR매도가 쏟아져 나온 것은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세 때문이다. 이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7,163계약을 순매도했고, 이 때문에 베이시스가 급락하면서 차익 현물 매도 환경이 조성된 것.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전형적 왝더독 장세다.
심상범 대우증권 AI팀장은 “PR매도 물량이 오늘(21일)처럼 급격히 쏟아져 나온 것은 종종 있어왔으나 중요한 것은 현물시장에서 이를 받쳐주는 수급 주체가 없다는 점”이라며 “최근의 현물 시장은 단기적으로 폐렴 증상을 앓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현물 시장에서의 계속된 수급 부진으로 체력이 약화된 게 주가 하락의 근본 원인이란 얘기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21일) 선물 시장만 놓고 보면 외국인들은 여전히 관망세를 보이는 모양새”라며 “단 올 들어 PR매도가 계속돼 물량은 어느 정도 청산이 된 상태”라며 “추가적인 PR매도 물량은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