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의 행동 양태를 분석해보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고 한다.
100타를 넘게 치는 초보골퍼는 사람만 만나면 골프 얘기를 하고 90대를 치는 골퍼는 사람만 만나면 골프 하라고 권유하고 80대를 치는 골퍼는 골프 치는 사람만 보면 레슨 하려고 하고 70대 후반이나 80대 초반을 치는 `싱글`은 누구한테나 자신감에 넘치고 70대 초반을 치는 골퍼는 누가 골프 얘기를 하면 아무 말 없이 빙긋이 웃고만 있단다.
이는 인간이 성숙해 가는 과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무리 골프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어떤 환경에서 운동을 해왔으며 어떤 사람들과 어울렸느냐에 따라 잡초 같다는 욕을 듣는 싱글이 되기도 하고 모든 골퍼들의 존경을 받는 진정한 강자가 되기도 한다.
그 평가 기준은 바로 골프의 생명이라는 룰과 매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룰과 매너를 정확히 지키는 골퍼는 환영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많은 골퍼들에게서 “그 친구는 골프를 너무 빡빡하게 쳐서 재미 없다”는 이상한 평가를 받기 다반사이고 그들과 같이 쳐서 한수 배우려는 마음보다는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왜 그럴까. 우리 골프가 스포츠보다는 접대의 한 수단으로 잘못 인식돼 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이유로 잘못 치면 멀리건(벌타 없이 다시 한번 치도록 허용해주는 것)이요, 치기 힘든 곳에 볼이 있으면 편한 곳에 내놓고 치라 하고, 좀 많이 친다 싶으면 긴 퍼팅도 `OK(컨시드)`를 주며, `첫 홀 올 파`니 `양파(더블 파) 이상은 없다`느니 하는 희한한 규칙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처음부터 이런 것에 길들여지다 보니 구력이 쌓여도 게임 내용보다는 `베스트 스코어` 만들기에만 관심을 갖는다.
어느 정도의 관용과 이해는 게임의 분위기를 위해 필요하지만 지나친 `봐주기`나 `바라기`는 결국 서로에게 독이 될 뿐이다. 룰과 에티켓을 지킬 때 골프의 진정한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골프 여정`에서 이런 사실을 깨닫고 실천하면서 보다 성숙한 골퍼가 돼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본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