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관리 비상

작년말 18만 8,000명 달해 1년만에 5만명이나 늘어
올해 기간 만료도 14만명, 입국규제 완화등 대책 부심


국내 불법체류중인 외국인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만 14만명의 체류기간이 만료돼 외국인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7일 노동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18만8,000여명으로 1년새 5만명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연말 국내 체류 외국인 42만1,000명 가운데 44.7%가 불법체류자인 셈이다. 여기에다 지난 2003년 합법화된 외국인 근로자 11만7,000명의 체류기한이 올 8월에 만료되고 2만2,000명에 달하는 산업연수생도 연말까지 한국을 떠나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의 자진출국률은 10%대에 불과,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 연말 불법체류자수는 역대 최대였던 2002년말의 28만9,000명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우려된다. ◇되레 늘어난 불법체류자=정부가 지난해 5월 상시단속체제로 전환하고 불법체류자 고용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불법체류자가 오히려 늘어난 것은 지난 2003년 합법화된 18만4,000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시 지하로 잠적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시한이 만료된 6만7,000명 가운데 자진출국자는 8명 가운데 한 명 꼴인 12%에 불과했다. 거주기간이 길어 한국어에 능통한데다 숙련된 기술을 갖춘 이들이 대부분 불법취업으로 돈을 버느라 귀국을 거부하고 있다. 올 8월까지 체류기한이 만료되는 11만7,000명과 올해 안에 계약이 만료되는 2만2,000명의 산업연수생도 한국잔류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아 전원출국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정부 대책마련 부심=지난 5월 정부가 밝힌 2004년말 불법체류자 감축 목표는 10만명. 그러나 정부는 올 연말까지 목표를 16만명으로 조정, 한계를 자인했다. 정부는 기존의 ‘채찍’ 정책만으로는 곤란하다고 판단, 다양한 ‘당근’책을 함께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을 개정, 체류기한 만료 이전에 출국한 외국인의 경우 현재 1년인 재입국 유예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시켜주기로 했다. 고용중인 외국인 근로자를 자진 출국시킨 사업주에게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정해진 외국인 고용허용인원과 상관없이 내보낸 인원만큼 고용하게 해주기로 했다. 불법체류자들도 자진출국하면 1인당 200만원선인 범칙금을 면제해주고 다시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입국규제 기간도 대폭 완화시켜줄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나 고용사업주들도 법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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