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8시부터 LG유플러스 무선인터넷망과 일부 지역의 전화^문자서비스가 불통되면서 가입자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LG유플러스의 엔지니어들이 경기도 오산의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에서 LTE 시험망 가동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경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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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LG유플러스는 '정체불명의 과부하' 사태에 대해 오후가 되도록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커의 공격이나 특정 서비스의 이용자 쏠림현상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다.
이날 오전부터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던 LG유플러스는 늦은 오후까지 "특정 사이트의 서버에 트래픽이 일시적으로 몰렸다"고만 설명했다. 반나절이 지나도록 여전히 구체적인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것.
이처럼 전국적으로 무선인터넷이 불통되는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최근 전국적인 폭우로 강남 등에서 음성ㆍ데이터 통화가 먹통이 되는 등의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일부 지역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원인도 한국전력의 전기공급 중단 탓이었다. 또 불통이 되더라도 2~3시간 내로 완전히 복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시간째 원인도 파악하지 못한 채 전국의 휴대폰 가입자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과는 달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태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다. 우선 해커가 의도적으로 LG유플러스 서버를 공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LG유플러스가 아직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며 "해커의 공격을 당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그 시간대에 순식간에 망에 과부하가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디도스 등 해커의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국내 인터넷 보안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LG유플러스와 관련해 신고가 들어오거나 이상한 상태가 감지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통신망 전반을 아우르는 시스템 쪽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통화에 문제가 생겼다면 교환국이나 기지국 한 개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전체 통신망에 영향을 주는 신호망이나 가입자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HLR 시스템 등에 장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 가입자가 LG유플러스 가입자와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기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톡(Google talk)에서 데이터 트래픽이 몰리면서 망에 과부하가 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톡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문자ㆍ영상 채팅 서비스로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통신망을 거쳐 서비스된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데이터 트래픽이 일시적으로 폭증한 경우가 별로 없었던 만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SK텔레콤 역시 이날 구글톡으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 급증을 겪었지만 통신품질에는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글톡의 경우 국내 사용자가 미미한 수준이며 일반적으로 오전시간대에 갑자기 대량의 트래픽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 LG유플러스와의 중재를 통해 해결할 방침이다. 방통위 고객만족(CS)센터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통신사업자의 약관과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법령을 기준으로 중재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방통위는 현재 LG유플러스의 이용자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복구활동은 적절한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원인파악에 대해서는 LG유플러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다각도로 보상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수는 918만여명으로 이 중에서도 무선인터넷 주이용자층인 스마트폰 가입자는 200만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