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용로(오른쪽 세번째) 기업은행장과 이석채( 〃 네번째) KT회장이 포괄적 업무제휴 조인식을 마친 뒤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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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통신사들의 '짝짓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천만명에 달하는 통신사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고 통신사도 은행 고객유치 및 금융업 진출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13일 KT와 포괄적 협약을 맺고 공동 마케팅 및 지급결제 모델 창출 등 전사적인 협력을 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기업은행은 최소 수천만명에 달하는 KT 이용고객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말 현재 KT는 유선전화 1,985만명, 이동통신 1,471만명, 초고속 인터넷 674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또 인터넷TV(IPTV) 및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도 있어 공동 마케팅 및 T-커머스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도 기업은행의 기업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고객에게 금융서비스 우대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KT가 정보기술(IT) 설비와 운용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은행이 대출지원 등을 하는 방식으로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분사 예정인 하나카드를 SK텔레콤과 제휴해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의 3,000만명에 달하는 OK캐시백 회원을 확보할 수 있어 개인고객이 취약한 하나카드 입장에서는 이득이 된다. SK텔레콤도 숙원사업인 신용카드업에 진출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은행과 통신사들의 제휴가 잇따르면서 국민ㆍ우리ㆍ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의 발걸음도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동전화를 이용한 지급결제 업무가 활성화되고 통신사와의 카드포인트 제휴 등이 성사되면 개인고객층이 통신사와 업무제휴가 돼 있는 은행으로 대거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KT가 기업은행과, SK텔레콤이 하나은행 측과 관계를 맺게 되면서 853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LG텔레콤과 일부 은행의 제휴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과 통신 분야가 융합되면서 낼 수 있는 시너지가 많아 은행들 입장에서는 통신사들과의 제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어떤 통신사와 제휴를 맺느냐에 따라 개인고객 기반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