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KB, 윤종규 회장 체제 후 첫 인사

본부장제 폐지… 부행장 체제로 조직 대수술
11개 그룹 9개 본부로 재편하고 부행장 의사 결정권 강화
전략+재무본부 '통합 경영기획그룹' 핵심조직으로 떠올라


KB국민은행이 기존의 본부장 중심제를 폐지하고 부행장들이 이끄는 11개 그룹의 9개 본부로 조직을 재편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는 구도인 만큼 부행장들에게 보다 경영을 위임하는 체제로 조직을 대폭 수술하는 셈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에 대한 영업력을 늘리기 위해 관련 조직을 대폭 확대했고 지주와 은행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일부 임원 겸직 구도도 만든다. KB지주는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의 의사결정을 공식화할 '그룹경영관리위원회'를 신설했다.

KB금융지주는 29일 이 같은 내용으로 지주와 은행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본부장 중심 체제였던 국민은행은 부행장 중심의 그룹체제로 다시 재편된다.

국민은행은 이건호 전 행장 취임 이후 조직 체계를 확 바꿨다. 이 전 행장 취임 전 10개 그룹 15개 본부 61부 1실이었던 조직은 17개 본부 58부 2실로 축소됐다. 이는 부행장과 상무 등 임원이 각 본부를 책임지고 은행장이 이를 모두 총괄하는 구도다.

하지만 윤 회장의 국민은행은 다시 예전의 부행장 그룹 체제로 조직을 재편했다. 조직을 11개 그룹 9개 본부 59부 1실로 편제했다.

본부 가운데 정보보호본부와 신탁본부를 제외한 7개 본부는 각 그룹에 소속된다. 본부장 위에 부행장이라는 의사 결정 체계가 하나 더 생기고 부행장의 의사 결정권이 강화된다.

KB 관계자는 "윤 회장이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며 업무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전략은 윤 회장이 짜되 주요 의사결정을 그룹장들이 이끌 수 있는 구도로 다시 재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재편은 철저히 경영 효율성과 영업 지원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전략본부와 재무본부를 통합한 경영기획그룹은 은행 본부의 핵심 조직으로 떠오른다. 업무지원본부와 HR본부를 통합한 경영지원그룹을 신설해 영업 지원 조직도 확대했다.

KB 관계자는 "본부 조직은 영업 지원 기능에 충실하게 하고 영업점은 고객과 영업에 집중하도록 만들자는 취지"라며 "단기적으로는 기존에 강점이 있는 소매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자영업자·기업금융투자·유가증권 운용 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B지주에는 그룹 주요 의사결정을 맡을 협의체인 '그룹경영관리위원회' 만들어진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견제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룹 전체 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마케팅 기획부와 디지털 금융부도신설했다. 정보유출 및 제2의 KB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지주 감사부가 계열사 감사업무 총괄하고 정보보호부도 신설한다.

한편 KB로 편입이 확정된 LIG손해보험도 이날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전사 리스크 관리를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리스크관리 최고책임자(CRO)'를 신설했고 고객정보 보호 업무의 독립성 확보와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정보관리 최고책임자(CIO)'가 겸직하던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를 분리·신설했다.

또 기존 고객상품 총괄과 보상 총괄을 통합한 '상품보상 총괄'을 신설해 경영관리·법인영업·개인영업 총괄 등 기존 5총괄에서 4총괄 체계로 조직을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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