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이버 게임의 메카로 만들겠습니다."
올해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 미국 예선 준비를 위해 뉴욕을 방문한 WCG 주관업체 정흥섭(50)사장은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WCG를 세계적인 대회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게임의 올림픽'을 표방하는 WCG는 지난 2000년 17개국 선수들이 참가한 '챌린지 대회'를 시작으로 2001년 1회 대회에서 2003년 3회 대회까지 한국에서 개최됐으나 지난해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59개국 선수들이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치러졌다.
제5회 대회는 올해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70개국에서 선수단만 800명 이상이 참가할 정도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사장은 "WCG에서는 게임 대회뿐만 아니라 게임산업 관련 콘퍼런스및 전시 등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지고 전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돼 이 대회는 게임은 물론 IT 산업 전반에 중요한 마케팅의 장이 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게임 산업이 영화 등을 제치고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며, 이에 따라 게임대회를 통한 마케팅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며 "WTC 대회만 하더라도 스폰서 계약이나 지역별 파트너업체의 협찬금 등을 통한 매출규모가 연간 2천500만달러에 달하며 이는 급격히 확대되는추세"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한국인들의 주도로 시작된 WCG가 올림픽에 버금가는 권위있고 인기있는 대회로 자리잡게 되면 그로 인한 브랜드 마케팅 효과가 엄청날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고 한국의 게임산업과 IT 산업 전반의 해외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강조했다.
정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과 2만개 이상의 PC방, 손재주가 좋고 적응이 빠른 국민성 등 한국은 세계 최고의 게임 강국이 될 요소를 두루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WCG에는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FIFA 사커 2005, 헤일로 2 등 전략시뮬레이션과 슈팅, 콘솔 베이스 등 분야의 게임 8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정 사장은 한국에서 인기있는 인터넷 게임이 WCG에 채택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대해 "조건이 같은 두사람의 게이머가 승부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 요소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한국이 콘솔 베이스 게임에 약한 이유에 대해 "X박스 등 게임기가 보급된지 얼마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한국 게이머들의 역량을 감안할때 곧 이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기대섞인 전망을 내놨다 정 사장은 자신의 게임 실력에 대해 "스타크래프트 등 몇몇 게임을 억지로 배우기는 했지만 실력은 형편없다"고 털어놨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