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경관과 생물다양성의 파괴에 의해 초래되는 손실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단기적인 이익보다 경관의 활용과 자원의 이용이 가져다 주는 장기적 이익에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갯벌을 가지고 있는 독일의 아돌프 켈러만 환경연방청 생태계연구팀장은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환경운동연합 소속 시민환경연구소(소장 장재연) 주최로 열린 `새만금지역 살리기 한국ㆍ독일 공동 심포지엄` 주제발표를 통해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독일의 관료ㆍ학자들은 새만금 갯벌 간척사업이 원시경관과 생물다양성의 무참한 파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즉시 중단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슈레스비히-홀스타인주 갯벌국립공원보호청의 클라우스 코스막 쉬테판 조사연구부장은 “독일에서는 20년 전부터 자연환경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은 환경영향평가의 대상이 돼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갯벌 생태계 관리에 책임이 있는 유럽의 관청들은 방조제를 허무는 일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에 나선 고철환 서울대 해양학 교수도 “방조제를 완전히 막으면 4만㏊의 새만금은 죽음의 생태계로 변한다”면서 “지금 진행되는 방조제 축조를 중단하고 바닷물을 드나들게 해 갯벌을 살리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시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는 “정부는 환경영향평가와 경제적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새만금사업을 당장 중단하고 전라북도뿐만 아니라 전문가, 시민단체, 지역주민을 포함한 이해당사자의 뜻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이날 행사에 이어 5, 6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현지에서 지역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새만금 간척사업의 과감한 중단과 발전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