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시대 개인 금융자산 지형변화 '뚜렷'

간접투자 열기가 확산되면서 개인 금융자산 구조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은행 예금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반면 펀드로 대표되는 수익증권 비중은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펀드로의 자금 유입과 주식시장 강세, 펀드 수익률 상승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서 향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금융자산 비중 예금↓..수익증권↑ =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4분기말 현재 개인들의 수익증권 보유 규모는 총 71조28억원으로 전체 금융자산 1천124조1천132억원 가운데 6.32%에 달한다. 수익증권 비중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1.4분기 말 10.34%(65조8천772억원)에서99년 1.4분기 13.97%(98조2천894억원)까지 늘어난 이후 대우채 환매 사태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2003년 4.4분기 말 4.80%(49조2천729억원)로 바닥을 친 뒤, 지난해 1.4분기 5.20%(54조1천30억원), 2.4분기 5.43%(57조1천630억원), 3.4분기(60조720억원),4.4분기 5.61%(68조2천390억원), 2005년 1.4분기 6.34%(69조6천70억원) 등으로 뚜렷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개인 금융자산중 예금(통화 및 통화성예금 포함) 비중은 작년 1.4분기까지만 해도 60.10%(624조8천억원)로 60%대를 유지했지만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2.4분기 말에는 58.02%(652조2천290억원)로 낮아졌다. 이같은 변화는 저금리 기조 속에 예금 등 이른바 `안전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고, 주식시장 활성화로 성장형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밖에 주식의 경우 개미들의 직접투자 회피로 전체 금융자산내 비중(시가 미반영)이 2000년 4.4분기 7.28%(53조2천100억원)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 2005년2.4분기 말 현재 5.38%(60조5천130억원)까지 줄었다. ◆ 주식형 중심 펀드 `열풍'..선순환 구조 형성 = 이런 가운데 이른바 적립식펀드 열풍이 불면서 수익증권의 대표 격인 펀드 자산 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999년 한때 262조원까지 불어났던 펀드 수탁고는 대우채 환매사태가 터지면서 이듬해 4월 143조원까지 급격하게 줄었다. 그러나 2004년부터 적립식 펀드 `바람'이 불면서 다시 급증세로 돌아서 지난 5월 다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최근 펀드자산 성장 과정에서 주식형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 채권형 비중이 한때 90%에 육박했던 이전 시절과는 구분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11월말 현재 전체 펀드 수탁고(201조8천950억원) 중 순수주식형의 비중은 11.06%(22조3천421억원)로 지난해 말 4.57%(8조5천516억원)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주식과 채권을 섞은 혼합형까지 영역을 확대하면 그 비중은 31.85%(64조3천72억원)에 이른다. 채권형 비중이 작년 연말 40.58%(75조8천859억원)에서 25.52%(51조5천236억원)로 크게 줄어든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이런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외국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던 한국 증시를기관 중심으로 바꾸어 놓았고 주식시장의 수급을 안정시켜 코스피지수 1,300포인트 돌파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또 주식시장 활황과 더불어 펀드 수익률도 급격히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12월1일 현재 전체 주식형펀드의 연초대비 평균 수익률이 50.94%에 달하고, 3년수익률이 100%를 넘어서는 이른바 `대박 펀드'도 26개나 나온 것. ◆ 펀드 중심 자산 재편 가속화 전망 = 이런 선순환 구조와 함께 주식형 펀드를중심으로 한 수익증권 비중 확대에 속도를 더할 수 있는 조건들이 형성돼 향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은 "주가가 조금만 오르면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악성 자금'이 거의 없어진 반면 최근 펀드 투자는 개인들이 소액을 쪼개 꾸준하게 투자하는 구조라서 꾸준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어 "또 퇴직연금제도는 그동안 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에 소극적이던 근로자들이 투자 수단으로서 상품을 접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펀드를 포함한 주식자금 유입 사례를 보면 경기 움직임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올해가 경기의 턴어라운드 시기였다면 내년은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큰 규모의 자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차은주 애널리스트는 "예금과 부동산 등 다른 투자 대상의 메리트가떨어진 상황"이라며 "또 주식투자가 여유자금 운용 차원이 아닌 적극적인 자산증식수단이라는 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 올해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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