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연극 ‘날 보러와요’는 별다를 게 없는 이 날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10명이 숨진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날 보러와요’는 1996년 초연 때 탄탄한 원작과 배우들의 연기에 힘입어 제20회서울연극제 작품상과 연기상등을 받았다. 10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는 국내 연극 무대의 고전이다. 4월2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연극 ‘날 보러와요’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4월 9일까지 공연된다. 지난 17일 초연 때는 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끝난 뒤 극중에서 클래식을 듣는 시인 지망생 ‘김형사’ 역의 권해효 씨가 최용민, 류태호, 김내하, 유연수, 정동숙 등 배우들을 대표해 화성 연쇄 살인 공소시효 연장을 촉구했다. 권해효는 “1996년 초연 때 배우들과 함께 범인이 잡힐 때까지 공연을 하자는 얘기를 나눴는데 이제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있다”며 “최소한 반인륜적 범죄 또는 범인에게 저항할 수 없는 어린이와 노약자, 장애인에 가해지는 폭력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연장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0년 전에 비해 범죄 현장을 암시하는 들판, 비 소리 등 무대 효과가 추가되고 더욱 자유롭게 활보하는 범인의 모습이 부각됐다. 공소시효 연장 필요성을 제기하는 취지로 ‘날 보러와요’가 공연되는 4월9일까지 관객 대상으로 공소시효 연장 또는 폐지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