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SKT 월드컵마케팅과 '선긋기'

붉은악마, SKT '생색내기용' 마케팅 비판 공지

"최근 SK텔레콤이 광고 등을 통해 붉은악마와 함께 하는 듯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으나 현재 붉은 악마와 SK텔레콤은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열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단체인 붉은 악마가 SK텔레콤의 '생색내기용' 월드컵 마케팅에 대해 명확한선을 긋고 나섰다. 붉은 악마는 최근 홈페이지(reddevil.or.kr)에 'SK텔레콤의 월드컵 마케팅을 바라보며'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게시했다. 붉은 악마 대의원회 명의로 된 이 공지사항은 "SK텔레콤에 대해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월드컵 때만 나타나는 거대기업이 마케팅을 벌여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혜택을 거둬가는 것은 기업 윤리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일침을 놨다. 붉은 악마가 평소 진정한 국내 축구 발전은 외면한 채 월드컵을 활용, 기업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SK텔레콤의 '얄팍한' 월드컵 마케팅 상술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날린 셈이다. 이어 "때만 되면 나와서 한국 축구를 위해 큰 일을 한 것처럼 화려하게 등장하는 한 기업의 마인드가 아쉽다"며 "이 때문에 수년 또는 수십년 동안 묵묵히 축구에 투자한 기업들이 축구 축제기간인 월드컵 대회기간에 오히려 소외되는 현상이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붉은 악마가 SK텔레콤의 월드컵 마케팅 행보에 일정거리를 두려 하는 데는 SK텔레콤으로부터 당한 과거의 '씁쓸한' 경험 때문. 붉은 악마는 특히 SK텔레콤이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붉은악마의 후원사로서 월드컵 응원 캠페인을 통해 FIFA 후원사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거뒀으나 월드컵 이후 국내 축구 발전을 철저히 외면해왔던 전력을 거론했다. 이는 붉은 악마가 작년말 대한축구협회와 축구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하고 있는 KTF와 2006 월드컵 후원 계약을 한 데서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붉은 악마에 따르면 2002년 월드컵 이후 축구에 대한 붉은 악마의 꾸준한 관심요청에 SK텔레콤은 수차례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 같은 구두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례로 SK텔레콤의 관계사인 ㈜SK의 부천SK 프로축구단 매각설로 한국 축구계가 술렁였던 일과 축구에 대한 관심을 주문할때마다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말만 해오던 SK텔레콤이 4년만인 지난해말에서야 "제휴를 논의하자"며 전화를 했다는사실을 적시했다. 붉은 악마는 이에 "수십년간 소리 소문 없이 축구단을 운영해 온 기업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축구팀이나 관련 단체를 후원한 기업들이 '축구 마케팅'의 진정한 승자"라며 "다만 대형 모델을 섭외하고, 많은 광고를 할 경제적인 여력이 없을뿐 한결같은 마인드는 SK텔레콤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붉은 악마측과 구속력 있는 합의는 없었다"면서 "부천SK 축구단 매각 문제는 SK글로벌의 유동성 위기때 채권단이 요구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국가대표 선수인 박지성, 이영표를 월드컵 캠페인 모델로 기용,'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라는 슬로건의 월드컵 광고를 진행중이며 '2002 대한민국 그날의 주인공 찾기'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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