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양자회담' 성사 가능성

한·미·일 3국 '양자 접촉'서 격상검토 합의

6자 회담의 운영형식과 관련해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북-미간 양자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우다웨이 중국측 수석대표가 2일 한국을 방문하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접촉을 갖는 등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각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ㆍ미ㆍ일 3국은 6자 회담 내에서 북ㆍ미간 협의를 실질적인 결실을 맺도록 공식적인 ‘회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28일 KBS 1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은 지금까지 미ㆍ북 양자접촉을 통해서,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6자 회담이라는 다자간의 틀에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방법론상에서 차이를 보여오지 않았느냐”며 “(3자 협의 내용은) 이 같은 양쪽의 입장을 결합시키고 포괄할 수 있는 폭 넓은 토론장이 될 것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다른 정부 당국자는 “그간 6자회담 틀 내에서 북ㆍ미 양자접촉이 있었지만 이를 실질적인 협상이 가능한 양자회담 수준으로 격상하는 것도 검토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이 분명하게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전향적으로 회담에 나오면 긍정적으로 대답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서 체제 안정과 실질적은 경제보상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양자간 회담을 요구해왔다. 회담 당사국들의 외교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반기문 장관은 이날 오후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중국이 북한이 회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부장이 2일 한국을 긴급 방문해 한ㆍ미ㆍ일 3국간 논의 사항과 북측의 요구사항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박봉주 북한 총리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고, 닝푸쿠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 담당 대사 등 중국측 핵심인사가 북한을 포함해 관련국들을 차례대로 방문해 6자 회담의 사전 조율 작업을 한다. 이에 앞서 한미일 3자 협의 직후 6자 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베이징으로 가서 지난 27일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등을 만났다. 이와 관련 송 차관보는 CBS 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3월에 관련국들 사이에 아주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외교적 노력이 전개될 것”이라며 “정부 당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28일 “북한이 오는 6월 북핵 6자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한국 정부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며 “북한은 차기 6자 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경제지원에 대해 일정 합의에 이른 뒤 이를 발판으로 10월까지 미국과의 협정체결을 원한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개별적으로 언론이 추측성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해 별로 논평할 가치나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며 공식 반박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