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산업이야기] <50>교배·육종에서 벗어나는 종자산업

곡물수급 불확실성에 관심 확대 속
의약·소재 등 신성장동력으로 부각
나노기술 활용 품종 개발 활발
거대 로열티 시장 형성도 특징


최근 들어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부족, 지구온난화 등 각종 국제 곡물 수급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종자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종자산업은 전통적인 교배 육종을 통한 신품종 개발이라는 단순한 접근에서 벗어나 의약 및 소재산업 등과 융합해 발전해나가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천연물 의약품, 고부가가치 산업 소재, 대체에너지 등 신성장동력의 기본 소재로도 부각되고 있어 나노기술을 활용한 신품종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종자산업법 제2조에 따르면 종자는 증식용·재배용 또는 양식용으로 쓰이는 씨앗, 버섯 종균(種菌), 묘목, 포자(胞子) 또는 영양체(營養體)인 잎·줄기·뿌리 등을 의미한다. 종자산업이란 이러한 종자를 연구개발, 증식, 생산, 가공, 유통, 판매(수출입 포함)와 보급 등과 관련된 산업을 지칭한다.

종자산업의 특징으로 우선 거대 로열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재 69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는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은 상업용 품종의 배타적 권리를 인정하는 국제협약으로 연간 1만여 품종에 대해 배타적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한국이 종자 로열티로 해외에 지불하는 규모만도 16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천연물 신약 개발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것도 흐름이다. 특히 천연물 의약품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신약 1건 개발시 연간 1조~2조원의 매출을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 종자산업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기준 780억달러로 추정된다. 품목별로는 농산물이 약 5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축산(25%)과 수산(22%)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농산물 종자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2년 247억달러에서 2012년 449억달러로 연평균 6.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종자 교역량은 2012년 현재 약 191억달러 규모이며 종자 수출은 프랑스가 16억2,000만달러로 1위다. 우리나라는 4,000만달러로 세계 31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종자산업은 1997년 IMF 이후 국내 유수 종자회사가 다국적 기업에 인수합병되면서 정체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 차원에서 종자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및 추진하고 있고 국내 종자기업들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종자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산업이기는 하나 △지적재산권 보호의 한계 △개발업체의 영세성 △글로벌 경쟁력 미진 등 여전히 한계점을 안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주체인 종자기업의 경우 대부분 영세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문제다.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도 강화해야 하는 등 과제가 적지 않다.

/한재진 연구위원·이종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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