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단에 2008 베이징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겨준 최민호(28ㆍ한국마사회)는 한 차례 좌절을 맛보고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더 큰 감동을 선사했다. 최민호는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대단한 성과였지만 주위 시선은 그렇지 않았다.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그에게 금메달을 당연하게 여기던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9일 다섯 경기 연속 한판 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4년 전 금메달과 동메달이 그렇게 차이가 있는 줄 몰랐다"고 힘들었던 때를 회상했다. "외롭고 힘들었다. 운동하고 싶어도 할 곳이 없어 술을 마시며 방황했다"는 여파로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하면서 1년만에 엄청난 추락을 경험했다. 2006년에는 어깨 부상까지 겹쳐 도하아시안게임에도 나가지 못한 그는 "정신병에 가까울 정도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2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로 선수 생활 지속 여부도 불투명해지는 위기를 맞았으나 2008년 올림픽의 해가 다가오면서 목표가 생기자 다시 도복 끈을 졸라맸다. "꿈을 갖게 되면서 한 길만 바라보고 올 수 있었다"는 최민호는 지옥의 훈련 과정을 이겨냈다. 평소 체중감량 문제로 늘 고생하던 그가 이번에는 대회 3일 전에 몸무게를 거의 기준치에 맞춰놓고 기다렸다. 시련과 고된 연습 과정을 떠올리면서 그는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부터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까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안병근 남자대표팀 감독도 "정말 힘든 훈련을 참고 고생하면서 열심히 한 대가"라며 "지구력과 유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는데 그것을 끌어올리느라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의지를 갖고 해줘서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민호는 세계 최강이라는 명예와 함께 두둑한 보너스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책정한 메달 포상금 5만달러(약 5,120만원), 소속팀 마사회의 포상금 2억원을 받는다. 또 대한유도회가 정한 금메달 포상액 5,000만원을 합쳐 무려 3억120만원의 거액을 손에 넣게 됐다. 월정액 100만원의 연금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