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ㆍ9총선 후보자 공천과 관련한 각종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차 면접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신청자들이 공천심사위원회와 당 지도부에 대해 재심 등을 요구하며 연일 반발하는가 하면 신청자들 간 흑색선전도 난무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신청자는 경쟁자를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중앙선관위에 조사 의뢰했고 공심위 심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밀실 공천’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경기 남양주을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신청자 4명은 20일 경쟁자인 A씨가 ‘4배수 압축후보에 포함됐으니 지지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지역에 발송한 것은 불법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를 중앙선관위가 조사해줄 것을 의뢰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 박근령씨의 약혼자인 신동욱 백석문화대 교수(서울 중랑을)는 “공심위가 재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밀실 공천’을 약속받은 의혹이 있는 사람들의 실명을 공개하겠다”며 공심위를 압박했다. 그는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공심위원 12명의 집으로 ‘금붕어’ 1마리씩을 배달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금붕어는 공심위를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경남의 한 지역구에서는 신청자 다수가 현역 B의원의 공천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공심위에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B의원을 반사회적이고 무능력하다고 비난하는 한편 부정부패자 및 해당 행위자들이 대거 지방의원 후보 등으로 공천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유력 후보를 비난하는 익명의 투서도 곳곳에 돌아다닌다. 수도권에 출마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한 측근에 대해서는 허위 학력 기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는 한 신청자가 친이 성향의 다른 경쟁자에 대해 “과거에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 김경준씨의 변호를 맡았다”는 설을 흘리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의 경우 신청자들이 “압축된 후보가 모 인사의 압력에 의해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부산 지역에서는 한 신청자가 지방 의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설도 돌고 있다.
서울 지역 1차 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한 신청자는 “정권의 핵심이라는 한 예비후보에게는 무난한 질문을 하거나 홍보 기회를 줬지만 나를 포함한 탈락자들에게는 약점을 파고들거나 아예 질문도 하지 않았다”며 ‘공천내정설’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