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두렵다"는 프랑스 정말로?
(쾰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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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월드컵축구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와 비긴 프랑스가 한국과 2차전을 앞두고 연일 '태극전사'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않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통계와 수치만 놓고 보면 프랑스는 분명 한국에 크게 앞선다.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프랑스는 한국보다 '월드 톱 클래스'에 몇 발짝 앞서있다.
이런 프랑스가 한국전에 대해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랑스는 '급격한 체력저하에 따른 조직력 붕괴'라는 내부결함을 가장 큰 적(敵)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레몽 도메네크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15일(한국시간) 독일 하멜른에 설치된 프랑스축구연맹(FFF)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은 공격력이 강하고 빠른팀"이라며 "프랑스에 쉽지 않은 상대"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한국은 공격과 수비가 하나의 블록을 움직이는 것처럼 유기적으로 플레이한다"면서 "빠른 패스를 바탕으로 쉴새없이 움직이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도메네크 감독은 특히 "프랑스는 탄탄한 수비력에도 공격력은 그만큼 따라주지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간판 스트라이커 '티티' 티에리 앙리(29.아스날)도 16일 프랑스 스포츠 전문매체인 '유로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도메네크 감독과 유사한 분석을 내놓고 "스위스전당시 프랑스가 공격으로 전환할 때 전방에서 나를 그나마 떠받쳐 주던 선수는 지네딘 지단(34.레알 마드리드) 뿐이었다"고 전했다.
앙리는 이어 "지단과 실뱅 윌토르(32.올랭피크 리요네)를 제외한 다른 선수로부터는 공격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앙리는 또 "더위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점은 간과할 수 없다"면서도"(스위스전에서) 지단은 공격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찾았으나 그가 나에게 볼을 연결해 줄 곳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물론 팀의 전열이 재정비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상대방에게도 전력을 가다듬는 기회를 준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전해공격수로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인터뷰에서 앙리는 특히 프랑스의 체력저하 문제에 대해 "스위스전에서는 사실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뒤 "특히 후반 15분 이후에는 체력적 부담이 급격히늘어났다"고 전했다. 또 "이때부터 스위스 공격이 위협적으로 다가왔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프랑스의 공격빈도는 줄어들고, 반대로 스위스의 공격횟수가자연스레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을 토대로 분석해 볼 때 프랑스 대표팀은 현재 후반 중반이후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플레이의 정확성과 밀도가 떨어지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뛰어난 공격진의 스피드와 골 결정력에 한국전의 승부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프랑스전이 열릴 19일 오전 4시(현지시각 18일 오후 9시) 라이프치히는 영상 15도의 선선한 날씨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젖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은 한바탕 '수중전'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러한 날씨는 평소보다 볼 스피드를 빠르게 해 공격진의 스피드에 희망을걸고 있는 프랑스는 선수 체력이 그나마 '왕성한' 전반에 한국을 강하게 몰아쳐 최대한 점수 차를 벌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도메네크 감독은 지난 14일 '유로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스위스전에서 부진했던앙리와 프랑크 리베리(23.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에 대해 "그들이 못한 것이 아니라그라운드가 공격수의 스피드를 죽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라운드가 매우 건조해 공을 차도 공이 앞으로 뻗어나가지 않고 이내 멈춰섰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미드필드 장악을 통해 프랑스의 '칼날'을 무디게 한 다음 체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지친 프랑스의 골문을 쉴새없이 두드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두렵다", "한국은 만만한 팀이 아니다"라는 프랑스의 평가는 결국, 한국팀 자체에 대한 호평이나 경계심보다는 "체력 약화로 인해 제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내부의 적'에 대한 경계심의 발로인 것으로 진단된다.
입력시간 : 2006/06/16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