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준율 0.5%P 전격 인상

올들어 세번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일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전격 인상했다. 이번 지준율 인상 조치는 과다한 은행 대출의 고삐를 한층 죄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대형 시중은행과 중소형 은행의 지준율을 오는 10일부터 각각 50bp(1bp=0.01%)씩 인상한 17%, 15%로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중국의 지준율 인상 조치는 지난 1월12일과 2월12일 각각 50bp씩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세번째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1ㆍ4분기 성장률이 11%를 넘어서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시중 유동성 축소를 위한 추가 지준율 인상이 예상돼왔다며 앞으로도 한두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대표처의 주희곤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당국은 그리스 재정위기, 무역수지 적자 전환 등 글로벌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본격적인 긴축조치라 할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을 하반기 이후로 미루고 있는 모습이다”며 “대신 지준율 인상, 중앙은행 채권 발행 등의 방식으로 유동성 축소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3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데다 그동안 경기회복을 주도해왔던 부동산 경기의 버블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 섣불리 기준금리 인상이나 위안화 절상 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엄청나게 풀렸던 은행 대출 등이 부동산 시장 등으로 유입되면서 자산버블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어떻게든 시중 유동성을 옥 죄야 하는 국면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본격적 긴축조치인 기준금리 인상을 당분간 유예하는 대신 지준율 인상, 채권 발행 등을 통한 추가적인 시중자금 흡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정부의 부동산 과열억제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시중자금 흡수를 통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은행대출 억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통상 3개월 만기의 채권 발행을 통해 유동성 조절에 나서왔던 인민은행은 발행 규모를 대폭 늘리는 것은 물론 3년 만기의 장기 중앙은행 채권 발행을 통해 확실하게 시중자금 흡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2일 900억위안(15조3,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중앙은행 채권을 발행하는 등 춘제 이후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무려 1조위안 안팎의 시중자금을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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