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DNA는 다르다] 현대산업개발 사장 김정중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브랜드가치 높여


"시장이 침체돼도 차별화된 디자인의 상품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다." 김정중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항상 직원들에게 디자인 개발을 강조한다. 이것이 아이파크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믿는다. 현대산업개발이 최고의 가치로 믿는 디자인 경영은 김 사장의 이런 신념에서 비롯됐다. 그 결정체가 경기불황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해운대 아이파크'와 오는 9월 분양 예정인 '수원 아이파트 시티'다. 물론 서울 삼성동 아이파트가 입주 이후 지금까지 국내 최고가 아파트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좋은 입지에다 혁신적인 디자인이 접목됐기 때문이다. 해운대 아이파크는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닌 명품 해양단지로 개발된 현대산업개발의 야심작이다. 최고 72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3개동(1,631가구)과 첨단 오피스, 명품쇼핑시설, 최고급 호텔 등 복합용도로 개발된다. 특히 직사각형 구조의 단조로운 주상복합 건물들과 차별화해 바람을 머금은 돛을 형상화한 설계는 김 사장이 디자인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위해 세계적 해체주의 건축가인 다니엘 리베스킨트에게 설계를 맡기기까지 했다. 디자인에 대한 그의 신념은 그대로 적중, 2008년 침체된 지역분양시장의 위기 속에서도 2.79대 1이라는 우수한 청약성적을 거뒀다. 김 사장이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다시 도전하는 사업이 수원 권선지구에서 오는 9월 분양하는 수원 아이파크 시티다. 약 100만㎡규모의 민간 도시개발사업인 수원 아이파크시티는 초기단계부터 기획, 설계, 시공, 분양까지 단독으로 진행하는 메가톤급 사업으로 총 6,566가구의 단일브랜드 타운이 들어서고 테마쇼핑몰과 복합상업시설, 공공시설 등이 어우러진다. 김 사장은 수원 아이파크 시티를 세계적인 디자인 도시로 완성하기 위해 건축명장으로 손꼽히는 네덜란드 유엔스튜디오의 벤 판 베르켈, 세계적인 조경 설계가인 로드베이크 발리언 등과 손을 잡았다. 세계 건축 트렌드를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 두 설계자와의 협업을 통해 창의적인 디자인은 물론 보다 편한 공간을 조성키 위한 방안이다. 수원 아이파크 시티에 다른 그 어느 사업보다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김 사장이 기대하는 바도 크다. 수원 아이파크 시티는 숲과 계곡, 대지, 물의 파동, 지평선 등을 모티브로 Park, Village, City, Water, Field 등 총 5가지 타입으로 아파트 입면을 형상화했다. 이런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주최한 '2008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주거환경디자인 기업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디자인에서부터 업계의 주목을 끌며 최고의 찬사를 받은 것이다. 김 사장은 "수원 아이파크 시티가 획일화된 아파트 외관 디자인에서 탈피해 도시전체에 예술작품과 같은 명품디자인이 적용된 최초의 단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디자인에 대한 신념은 디자인 외관에만 그치지 않는다. 손쉽게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컨버터블 하우징', 거실을 서재로 꾸미는 '라이브러리 하우스' 등을 개발해 실제 단지에 적용하고 있다. 또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최다인 420여건의 평면 디자인 관련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디자인 경영과 함께 최근 김 사장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내실경영과 수익위주의 경영이다. 지난해 건설경기가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10.6%)을 달성한 것은 김 사장이 추진한 내실 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수익성이 양호한 사업을 선별해 추진하고 미분양 사업지에 대해서는 지역에 적합한 홍보전략을 세워 조기 분양을 추진한 것 등은 위기에서 빛난 리더십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 경영철학 - 'SOC 명가'로 또 한번의 도약 김정중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주택건설과 함께 주력하고 있는 부문은 사회간접자본(SOC) 등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 건설이다. SOC투자는 그 동안 주택건설 등 민간부문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 외면 받아온 것이 사실이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는 사업 분야이기 때문이다. '아이파크'를 내세워 고품격 주거명가를 이뤄낸 현대산업개발이 SOC명가로의 도약을 꿈꾸는 이유다. 현대산업개발은 김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신대구~부산간 고속도로 사업을 시작으로 서울~춘천 고속도로, 마산항 개발 1-1단계, 부산 신항 2-3단계, 북항대교, 강남순환도로, 대구 시립미술관 임대형 민자사업(BTL) 등 10개의 SOC사업을 진행하며 업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5월 현대산업개발을 SOC 명가로 만들기 위한 야심찬 도전장을 던졌다. 컨소시엄을 구성, 총 투자비 12조원 규모의 수도권 고속직행철도(대심도ㆍGTX) 사업을 국토해양부에 제안한 것. 이 사업은 현산이 주간사를 맡고 금호ㆍ대림ㆍ대우ㆍ롯데ㆍ삼성ㆍ포스코ㆍ현대ㆍGSㆍSK 건설 등 시공능력 10위권 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민간투자사업(BTO)이다. 김 사장은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현산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며 "국내 건설업계 순위 변동은 물론 세계에서 국내 건설업를 보는 시각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 경기장을 복합 재개발 하는 내용을 담은 '요트 경기장 재개발 민간투자 제안사업 계획서'를 지난해 부산시에 제출하는 등 민간 주도 SOC 분야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 김정중 사장 약력 1943년 충남 논산 생인 김정중 사장과 현대산업개발과의 인연은 그가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1977년 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인 한라건설에 입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를 비롯해 삼천포 화력발전소 등 전국 각지의 굵직굵직한 현장을 거치며 실무경험을 다졌고 92년부터는 건축담당 중역, 건축본부 본부장, 영업본부 본부장, 영업ㆍ건축ㆍ상품개발 담당 사장을 역임하며 경영능력을 검증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6년 7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 현대산업개발의 재도약 기반을 다졌다. 앞으로 국내 최고의 종합건설ㆍ부동산 개발회사로 발돋움한다는 게 김 사장이 설정한 비전이다. 김 사장은 지난 3월부터 한국주택협회 회장도 맡아 침체된 주택업계의 유동성 위기 극복과 주택시장 정상화 등 업계 공동의 발전도 도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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