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전 미분양 해소 대책] 추가지원책 발표 배경

"민간자금 끌어들여 '부실뇌관' 제거"
건설업체 부도 나도 정부가 공사 완공 책임
미분양 투자상품 활성화 위해 안전장치 마련
주택수요 확대로 '시장 선순환' 유도 겨냥도


정부가 지난해 10월에 이어 2차 미분양 해소 대책을 발표한 것은 미분양 주택 적체로 건설사의 자금난이 발생해 준공 전 사업장 부실이 나타날 경우 하도급업체 연쇄부도, 실업양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추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건설경기의 뇌관인 미분양이 터지기 전에 미리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미 미분양 펀드 지원 방안과 양도세 한시면제 등의 대책을 내세웠음에도 지난 1월 현재 전국 미분양은 외환위기 수준(10만3,000가구)과 장기 평균수준(7만~8만가구)을 크게 상회하는 16만2,000가구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준공 전 미분양은 전체 미분양의 70% 수준을 차지하는 11만4,000가구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초점을 다양한 미분양 투자상품을 통해 준공 전 미분양을 해소함과 동시에 주택수요를 끌어내겠다는 데 맞추고 있다. ◇민간자금을 미분양시장으로=정부는 우선 자산 유동화, 리츠ㆍ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미분양 투자상품에 공적 기관의 보증을 강화해 민간자금을 끌어낼 방침이다. 기존의 준공 전 미분양 투자상품이 건설사 부도에 따른 공사 중단 가능성 등의 위험으로 투자자 모집에 애로를 겪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자산유동화 구조를 활용한 미분양 투자상품의 경우 건설사는 공적 신용보증기관(주택금융공사)의 신용보강을 통해 채권(회사채 등)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하고, 신탁방식을 활용해 신용보증기관에 미분양 주택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신용보강 과정에서 미분양 아파트를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일정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BS의 기초자산인 미분양 아파트의 완공은 대한주택보증이 책임진다. 조달된 자금을 관리해 사업장에 투입하고 건설사 부도시 공사완공을 책임지는 분양보증을 제공한다. 준공 이전에 건설사가 부도가 날 경우에도 대한주택보증의 책임하에 공사를 완공하게 돼 ABS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부동산 신탁회사는 공사 완료 후 수탁된 미분양 주택을 매각ㆍ임대 방식으로 처분해 수익을 챙긴다. 여기다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대한주택보증이 관리하며 공사비와 PF대출금 상환에 적절히 배분ㆍ사용하는 이중 안전장치도 만들었다. 리츠ㆍ펀드상품들도 주택금융공사(주택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증을 통해 투자자에게 원리금 상환을 보장하는 대신 건설사 부도시 미분양 주택 처분수입과 부도채권 회수를 통해 대위변제 부담을 최소화한다. 보증 확대에 따라 제기되고 있는 주택보증기금 부실화 우려에 구본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건설사들이 모두 부도나는 등 시장 상황이 극단적인 수준까지 가지 않는다면 주택보증기금에 영향을 주지 않는데다 리츠 등이 미분양 펀드를 매입할 때는 시세보다 30% 정도 할인해서 매입하기 때문에 손해가 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택 선순환 구조 형성=정부는 위축된 주택 수요를 보완하기 위해 주택 관련 집단대출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집단대출이 지나치게 축소될 경우 주택수요 회복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는 금융기관들이 건설사에 자유롭게 대출을 해줄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의 집단대출 보증비율을 현행 90%에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100%로 확대했다. 이 보증은 분양계약을 체결한 사람의 중도금ㆍ잔금 대출에 대해 개인당 2억원 한도에서 주택금융공사가 일정 수수료(0.22~0.5%)를 받고 보증을 서주는 것으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6조1,000억원의 보증이 이뤄졌다.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는 부담을 덜고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도 해소돼 주택금융이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정부는 금융권의 불합리한 대출 제한으로 주택 수요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일방적인 대출계약 파기나 대출 가산금리 인상 등이 적발될 경우 시정 조치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