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바둑 영웅전] 활로를 보아놓고 있었다

제9보(117∼130)



좌변을 송두리째 백에게 제공하고 둔다는 얘기 같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세돌은 활로를 보아놓고 있었다. 흑17로 붙인 이 수. 이세돌은 이 수를 보았고 이창호는 못 보았다. 참고도1의 백1로 차단하면 흑은 2로 끊는다. 백3이면 무조건 흑4로 나간다. 이 수에 백의 대응책이 없다. 백18로 변화를 구했지만 우세를 확인한 이세돌은 흑19, 21로 확인사살에 들어갔다. 백22는 진작부터 검토실에서 예상했던 수. 흑23은 이렇게 받는 것이 최선이다. 목진석은 참고도2의 흑1에 백이 2, 4로 잡으러 가는 독수가 있는지를 확인하더니 흑11까지를 놓아보이며 말했다. "살아 있군요."(목진석) 이세돌 역시 백이 흑대마 전체를 잡으러 오는 수단에 다소 신경이 쓰였는지 실전보의 흑29로 치중부터 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백30은 마지막 승부수. "우상귀 방면의 흑을 모조리 잡자는 작전입니다. 그게 살면 백이 돌을 던질 겁니다."(목진석) 초상부동산배 한중대항전의 한국대표가 확정되었다. 박영훈이 이영구를 꺾고 대표티켓을 따냈으며 윤준상은 강유택을 격파하고 강동윤은 김지석에게 승리를 거두며 각각 대표티켓을 확보했다. 상위 랭커로 원래부터 대표로 추대된 박정환, 최철한, 허영호까지 모두 6명이다. 이세돌은 대회불참을 선언했고 이창호는 강유택에게 반집을 패하여 탈락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