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을 위해 내가 얻은 것의 10%를 나누겠다는 약속을 앞으로 벤처기업가로 성장한 후에도 지키고 싶습니다."
올해 서울시 청년시민상 대상을 수상한 육주환(24·연세대2·사진)씨는 지난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 나눔'이 특정한 종교나 소득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실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중소벤처창업경진대회의 입상 상금 가운데 80만원을 부산시에, 지난해 대한민국인재상 상금 일부인 30만원을 위안부를 기리는 박물관 건립에 기부한 바 있다.
그는 "창의적이고 뛰어난 청년들이 많은데 서울시민상 대상을 받게 돼 무척 기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올해 서울시 어린이·청소년·청년 시민상은 대상을 포함해 총 112명에게 돌아갔다.
10% 나눔에 대한 홍보가 대외적으로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조심스러워한 그는 "그래도 지난해 인재상을 같이 받은 수상자 4명이 뜻을 같이해 모금했던 것처럼 10% 나눔의 진정한 뜻에 공감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육씨는 지난해 말 육군 행정병 복무기간 중 고등학교·대학생들이 대부분인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 가운데 유일하게 군인 신분으로 수상자 명단에 올라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그는 '통풍구멍이 있는 실내화'로 국내 및 미국 특허를 취득한 청년 발명가다. 한때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회사 '덧운'을 세워 운영했다.
통풍구멍 실내화는 그의 대원외고 학생시절 발명품이다. 교칙상 구두를 신어야 하는 탓에 피할 수 없는 땀·냄새 등 불편함을 개선해보고자 하는 욕구에서 시작됐다.
"물과 이물질이 실내화로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를 만드는 데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흔한 명언을 떠올리며 고안한 끝에 고3 때 밑창에 모세관 현상을 줄이는 구조를 완성해 특허를 땄어요."
특허등록 후 기업 몇 군데서 특허사용 문의가 왔고 이후 대량생산 자금이 없어 직접 판매는 포기하고 특허권을 넘긴 상태다. 그는 "특허출원에만 1년 이상이 걸렸고 대입 준비로 바빴지만 지금이 도전할 수 있는 시기라 생각해 포기하지 않았다"며 "특허취득을 경험하면서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대기업 직원이나 전문직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물론 그도 한국 교육 시스템의 수혜자다. 외고 특성 탓에 하루 공부시간의 20%를 영어에 쏟아부었으며 실용영어평가시험 토익 만점기록도 갖고 있다. 군복무 시절 병사와 간부들을 모아 영어공부 봉사를 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도 발명과 창업을 경험하면서 획일화된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절실히 느꼈다.
그는 "같은 또래 대학생들은 벤처·창업의 길을 잘 몰라 도전하지 않을 뿐"이라며 "따라오기만을 강요하는 교육 시스템이 빨리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분야의 도전을 꿈꾸고 있다. 중소 벤처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자금을 효과적으로 지원해주는 벤처캐피털이 관심분야다. 대학생활 동안 바쁜 시간을 쪼개 하남지역 초등학교들에 발명·진로 상담 멘토로 활동했던 것처럼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을 위한 봉사도 이어가고 싶은 욕심이다. 그는 "가능성을 찾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게 젊음의 특권"이라며 "도전하는 청년의 성공모델이 되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