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에 한국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율화가 필수적입니다." 퇴임을 보름 앞둔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1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재 선발 과정부터 정부의 규제가 있는 한 외국 대학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05년 6월27일 4년 임기로 취임한 손 총장은 서강대 사상 '비(非)신부' 출신 첫 총장이자 전문 경영인 출신의 최고경영자(CEO)형 총장으로 화제가 됐다. 그는 "엘빈 토플러는 저서에서 '고속도로상에서 기업이 100마일의 속도로 변한다면 대학은 10마일의 속도로 변한다'고 썼다"며 "특히 한국 대학은 정부의 각종 규제로 2~3마일의 속도밖에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맡아온 그는 회장으로서의 활동에 관한 질문에도 "현 정부가 들어설 때 교육개혁을 하겠다고 해서 기대가 컸는데 대학의 자율성 보장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교육부가 없는 미국과는 달리 국내 대학들은 사소한 정책까지 정부의 인허가를 받아야 해 발전에 저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립대는 재정자립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대교협 회장으로 있으면서 사립대학의 육성지원법과 재정 확보를 위한 관련 법 도입을 추진했는데 결실을 보지 못하고 회장직을 떠나게 돼 아쉽다"고 토로했다. 학내 홈플러스 입점과 관련한 논란에는 "반대하는 의견이 있지만 찬성하는 학생ㆍ교수들도 많다. 마트뿐 아니라 문화시설도 들어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세월이 화살처럼 빨리 지나갔다"는 그는 "'감사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4년간의 총장 생활에 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퇴임 이후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