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도산업 르네상스

셰일가스·원유 등 수요 늘며 운송 급증

주요 수입원이던 석탄의 채산성 악화로 사양길을 걷던 미국 철도산업이 최근 들어 가격경쟁력을 갖춘 자국산 에너지에 힘입어 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고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내 최대 철도회사인 US클래스원은 올 상반기에만도 원유와 셰일가스 촉매제가 든 8만8,026개의 차량을 운행했다. 지난해를 통틀어 6만5,000량을 운행했지만 올해는 6개월 만에 이 수치를 뛰어 넘었다. 이는 금융위기로 에너지 수요가 줄어든 지난 2008년 이후의 평균 1만량 운행도 월등히 넘어서는 수치다.

셰일가스와 원유 등이 다량 매장된 것으로 유명한 미국 노스다코타와 몬테나에 철로를 갖고 있는 미국 내 2위 철도회사 BNSF도 마찬가지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BNSF는 현재 하루에 29만배럴의 원유를 운송하고 있으며 하루 100만배럴을 운반하는 인프라를 건설하기 위한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이는 최근 들어 셰일가스의 채산성이 높아지고 미국산 원유 가격이 브렌트유나 분쟁지역인 걸프해역의 두바이유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면서 미국산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셰일가스를 통해 오는 2035년이면 에너지 독립을 이룬다는 꿈을 꿀 정도로 셰일가스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현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97달러선으로 114달러에서 움직이는 브렌트유나 112달러 수준인 두바이유에 비해 가격경쟁력도 높아 WTI를 찾는 정제업체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FT는 "과거 수입산 에너지에 밀려 사양길을 걷던 미국 철도산업이 셰일가스 붐 등을 타고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은 초기단계인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하며 철도 대신 파이프라인이 관련상품을 운송한다면 미국 철도산업이 다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에너지 운송수단으로 현재는 깔려 있는 철도를 이용하지만 가스관이 신설되면 철도는 다시 추락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WTI와 다른 원유와의 가격격차가 정치상황에 따라 좁혀질 경우 미국산 에너지 수요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