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충격에서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1시20분 현재 2.11포인트 오른 1,065.27을, 코스닥지수는 3.47포인트 오른 496.13으로 전날 급락세가멈췄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 반전에 장 초반에는 급반등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승폭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50달러, 60달러 돌파땐 유가 충격 없없다" =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50달러와 60달러를 돌파했을 때 주식시장은 유가 충격이 사실상 없었다.
사상 처음 50달러를 넘어섰던 지난해 10월2일(한국 시간) 국내 주식시장은 주말인 관계로 열리지 않았고 10월4일 문을 열자 종합주가지수는 4.12% 폭등했다.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의 강한 상승세를 보인데 따른영향이었다.
다만 같은 달 12일까지 국제유가가 54달러까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되풀이하는동안 지수는 상승폭을 조금씩 내주면서 제자리로 되돌아갔다.
또 사상 처음으로 60달러를 돌파했던 지난 6월말에도 국내 주식시장은 고유가악재에 비껴있었다.
WTI 선물가격이 60달러를 넘어선 6월28일 종합주가지수는 오히려 0.37% 상승했고 이후 1주일간 2.43%의 상승률을 보였다.
증시분석가들은 고유가에 대한 내성이 어느 정도 길러진 까닭으로 국제유가가주식시장에 '잠재적 악재'로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유가 충격 지속되지 않을 듯" = 증시분석가들은 배럴당 70달러로치솟은 국제유가는 이번에도 주식시장을 1,000선 밑으로 끌어내리는 충격파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유가상승의 부정적 영향은 아직까지 감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은 유가급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아직까지 견딜만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유가상승의 후행적 반영으로 인해 곧 발표예정인 미국의 소비관련 심리지표나 실제 지표가 다소 악화될 소지가 있지만 그것이미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30일(현지시각) 소비자신뢰지수가, 9월1일에 개인소득/지출이 발표될예정이다.
다만 그는 "지금처럼 주가를 결정하는 모든 설명가능한 변수가 국제유가 하나로집중된 상황에서는 증시는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의 흐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론 부담될 듯" =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불행히도 유가변수는 통제 불가능한 체계적 위험인 데다 최근 주변 여건들은 향후 유가전망에대해 그리 우호적이지 않아 당분간 유가변수는 시장의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 시점에서 극단적인 비관론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면서 "조정폭은 미미하고 시장 내 수급동향과 시중유동성은 여전히 주식시장을 뒷받침하고 있기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류용석 애널리스트도 "미국 소비관련 지표들에 고유가 영향이 확인되면서 미 소비심리가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당분간 기술적 측면에서조정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