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청와대 안보 라인의 핵심이던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이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외교와 국방·대북 라인의 후속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실장과 남 원장의 비중이 컸던 만큼 인사폭도 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안보와 관련된 인재풀이 넓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현직 군 수뇌부에 대한 인사가 이어지고 이에 따라 현역 군 장성들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변수는 육사 출신으로 채워져왔던 청와대 안보 국방 라인에 민간 출신이 얼마나 진출할 수 있을지 여부다. 군 출신 중심의 인사가 문민 위주로 가느냐에 대한 시금석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북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망은 크게 두 가지로 엇갈린다. 한번 방향을 정하면 좀처럼 변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 남재준·김장수 쌍두마차가 퇴진 이후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다하는 것뿐 아니라 후속인사도 각 군 총장 출신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다. 폭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이동 여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김 장관이 교체될 경우 후속 인사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군 출신 중에서는 이성출 전 연합사 부사령관과 한민구 전 합참의장, 김영후 전 병무청장 등이 주목 받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던 인연이 있다. 김 장관이 청와대 쪽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성 장군 출신이 중용되던 관례와 달리 의외의 인물로 소장급 인사도 회자되는 분위기다. 현역 장교들은 청와대 인사와 관련 없이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의 임기는 보장되는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며 정세에 따라 흔들리는 군 고위장성 인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도 보였다.
군 출신이 안보실장이나 국정원장 등에 기용되지 않는다면 후보군이 대폭 늘어난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던 외교부나 통일부 라인 또는 새누리당의 친박근혜계 중에서 국방위원회에 소속됐던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교수나 전문 외교관료 출신의 현직 장관들이 안보실장을 맡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마평에 오른 당사자들은 정작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인사를 결정하기 이전에 언론에 오르내리거나 유력시된다면 바로 백지화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