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유망했던 기업인이 농촌으로 내려가 버섯전문가로 성공했다.
주인공은 지난 70년대 말 현대요쿠르트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설호길(58)씨. 현재 경기도 포천에 있는 대림버섯연구소의 대표로 버섯 연구ㆍ재배에 몰두하고 있다.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설씨는 일동제약 미생물연구소, 해태유업, 합동요쿠르트 등에서 근무하며 발효ㆍ균사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왔다.
지난 80년 현대요쿠르트 사장 자리를 박차고 농촌으로 내려간 그는 23년간 버섯과 씨름하면서 국내최초로 팽이버섯 생산, 세계최초로 무살균 배지 새송이 재배에 성공했다.
최근 미생물 무살균 재배법을 이용해 백송이(야위버섯)의 배양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발이율도 100%로 높이는 데도 성공,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판로개척에 나섰다. 설 대표는 “백송이는 중국 신장(新疆) 지방에서 자생하는 식용 희귀버섯으로 발이율이 20%도 안되고 재배가 까다로워 경제성이 떨어졌었다”며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중국 한의학에선 산부인과 종양 예방과 염증 완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버섯재배법 개발에 6억원을 투자했다는 설 대표는 지금 월 1,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고소득 농민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