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택한 것은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이른바 `빅3` 회장들의 강한 고사로 인한 차선책으로 풀이된다.
또한 강 회장이 지난해말 손길승 SK회장의 사퇴로 이어받은 전경련 회장대행직을 무리 없이 수행했다는 나름의 `검증`도 한몫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실세 회장` 추대에 실패한 전경련은 회장단 중심의 `팀 워크 리더십`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특히 `강 회장 추대`의 산파역을 담당한 현명관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핵심 축으로 박용오 두산 회장,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박삼구 금호 회장 등 6명의 회장 추대위원들이 전경련을 함께 움직이는 모양새를 갖출 전망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해말 강 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해 오면서 일자리 창출, 투자 활성화, 규제 완화, 노사화합 추진 등 각종 현안에서 재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면서 정부와도 비교적 원활한 관계를 맺어왔다”며 신임 강 회장 체제가 큰 무리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계는 대체적으로 강 회장 특유의 소탈함과 친화력의 리더십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은 지난해말 경제각료들과 연쇄골프회동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새해 경제화두로 이끌어 냈고, 올해 청와대회동에서 `검찰수사 조기종결`에 대한 노 대통령과의 공감을 얻어낸 바 있다”며 “강 회장의 `험블(겸손함) 리더십`이 제 역할을 다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수 개월동안 불법 정치자금 제공 문제 등으로 재계가 제목소리를 낼 처지가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강 회장이 `검찰 정국` 이 끝난 후 전경련을 순탄하게 끌어갈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냐는 여전히 미지수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