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평준화지역 중ㆍ고교생의 학업성취도가 비평준화지역에 비해 모든 과 목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도시가 대부분 평준화지역이고 농 ㆍ어촌이 비평준화지역인 점을 감안해 규모가 비슷한 중소도시만 비교하면 비평준화지역 상위권 중ㆍ고생은 수학 점수가 평준화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종혁 한국교육개발원 학교제도연구실장은 26일 발표한 ‘고교평준화 적용ㆍ비적용 지역간 학업성취도 비교 분석’ 보고서에서 2001년과 2002년 중3년생과 고1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평준화지역 학생 영어성적 높아=
2002년 평가에서 고1의 수학 평균점수는 평준화지역 42.36점, 비평준화지역 32.78점, 영어는 평준화 41.31점, 비평준화 31.30점으로 평준화지역이각각 10점 안팎 높았다.
이에 대해 윤 실장은 “평준화지역이 대부분 대도시로, 조기 영어 등 상대 적으로 교육정보력에서 우세하고 대입 준비도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풀이 했다.
그러나 상위 3%의 수학 평균은 평준화 97.83점-비평준화 97.91점, 5%는 96.81점-97.03점으로 비평준화지역이 오히려 약간 높았고 10% 이하에서 역전됐다.
영어는 상위 3% 평균이 평준화 94.68점-비평준화 93.06점, 5% 91.61점-90.39점, 10% 85.73점-83.81점 등으로 평준화지역이 우세를 유지했다.
이는 비평준화지역 중학생의 고입 선발시험 대비 학업효과가 반영돼 점수 격차도 적고, 상위권은 수학에서 오히려 나은 성취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도시 수학은 비평준화 우세=
대도시 대부분은 평준화지역이고 농어촌은 비평준화지역인 점을 고려해 규 모가 비슷한 중소도시만 비교했을 때도 전체 평균은 평준화지역이 높았다. 하지만 상위 권은 비평준화지역이 수학, 평준화지역이 영어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2002년 평가에서 중소도시 고1학생의 전체평균은 수학에서 평준화 44.93점 -비평준화 40.50점, 영어 42.32점-37.85점으로 평준화지역이 역시 높았다.
반면 ▦상위 3%의 수학 평균은 평준화 91.72점-비평준화 92.25점 ▦5% 88.33점-87.88점 ▦10%는 79.91점-81.01점으로 비평준화지역이 높았고 그 이하에서 뒤집혔다.
영어는 ▦3% 평준화 91.35점-비평준화 90.24점 ▦5% 88.21점-87.07점 ▦10% 81.71점-80.05점 등으로 평준화지역이 높았고 그 격차도 점점 벌어졌다.
◇'평준화 논란' 자제해야=
대규모 학교일수록 고1, 중3 모두 비평준화지역 학생의 성적이 좋았고 학교규모가 작을수록 평준화지역이 높았다. 특히 소규모 학교만 비교하면 비 평준화지역이 평준화지역보다 현저하게 떨어졌다. 이는 학교규모에 따른 학생 개인에 대한 관심도가 학업성취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반증이다.
윤 실장은 “평준화정책이 ‘하향평준화’를 초래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고 교육환경, 문화격차 등을 감안하면 평준화지역의 학력이 높다고 단언 하기도 어렵다”며 “맞춤식 교육을 통한 공교육 활성화와 지역 상황에 맞 는 교육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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