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혼자 외롭게 사는 노인을 부모처럼 보살펴 온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혼자사는 노인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이 닭으로 삼계탕 해 드시고 몸보신 하이소. 땀 많이 흘리는 삼복 더위에는 삼계탕이 최곱니더”라고 말하는 최무송(62ㆍ의정부시 가능동 651-14)씨.
최씨는 중복인 지난 달 26일 자신이 보살피고 있는 독거 노인 23명과 의정부시보건소에서 추천한 독거노인 등 100여명에게 삼계탕용 닭과 재료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전달했다.
최씨는 지난 93년부터 혼자사는 노인들에게 어버이날이나 명절, 복날 등에 선물을 보내고 평상시에도 우유와 계란을 나눠주며 약을 타다 주고 필요한 서류를 발급해주는가 하면 말동무를 해주는 등 10년 동안 한결같이 외로운 노인들의 보호자 노릇을 했다.
최씨의 이 같은 이웃 사랑은 젊은 시절 고아원에 연탄배달을 갔다가 병들고 그늘져 있는 어린이들을 본후 봉사를 결심하면서 계속됐다. 또 부모를 일찍 잃은 한과 그로 인한 어린시절 찌든 가난도 그의 결심에 한 몫을 했다.
최씨는 “봉사는 넉넉할 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가운데 나누는 것이 보람된 것 같다”며 “혼자 사는 노인들의 칠순잔치를 해 드리고 자식처럼 큰절을 드릴때 울먹이던 노인들을 보면 마음이 매우 아팠다”고 말했다. 1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나 연탄배달 등 온갖 힘든 일을 하면서 살아왔다는 최씨는 “4살 때 무모님을 잃고 지금까지 `엄마`소리를 해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말했다.
최씨 곁에서 숨을 거둔 노인은 지금까지 모두 26명. 최씨는 부모님의 임종을 못 본 탓에 노인들의 임종 때마다 부모님이 보고 싶어 많이 울었다고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