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달동네인 ‘백사마을’이 일부 주거지는 원형을 유지한 채 1,600여가구의 아파트로 재개발된다. 그 동안 서울시가 한옥을 보존해 재개발한 경우는 있었지만 근대생활사를 간직한 ‘달동네’를 그대로 보존해 도시개발을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5일 기자설명회를 갖고 노원구 중계본동 30-3 일대 백사마을18만8,899㎡를 재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사업대상지 중 23%에 해당하는 4만2,000㎡를 보존구역으로 설정해 기존의 마을 정체성을 살려 재개발할 방침이다. 당초 관할 노원구는 백사마을에 최고 20층 높이의 2,891가구의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시는 이곳을 근대문화 유산으로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354가구의 저층주거지를 원형 그대로 살려 신축 또는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지구 내에는 주택뿐 아니라 1960~1970년대 주거문화를 담은 골몰길, 계단길, 마당 등도 그대로 보존된다. 시는 대신 나머지 9만9,900㎡ 부지에는 1,610여 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해 조합원과 일반에 분양해 사업비를 조달하기로 했다. 조합원 물량과 일반 분양 물량과 평형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백사마을과 새로 건립되는 아파트 단지 사이에는 생태 녹지를 조성해 자연 경관을 최대한 살리게 된다. 김효수 본부장은 “일각에서는 임대주택으로 인해 분양 아파트 단지의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지만 오히려 반대 효과를 얻을 것”이라며 “백사마을이 역사교육장, 영화 촬영지, 관광지 등으로 활용되면 아파트 단지가 오히려 반사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2012년 사업시행인가 등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해 2014년 착공, 오는 2016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