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상시 최저가' 판매… "마진 줄어도 성장정체 극복" 의지

업체간 가격경쟁 예고… 원활한 물량수급이 관건


신세계 이마트가 '상시 최저가'로 가격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마진축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성장정체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마트는 이날 가격인하를 단행한 삼겹살, 우유, 계란 등 12가지 핵심 생필품목에 이어 매주 추가로 인하품목을 늘려갈 예정이며 취급하는 모든 상품에 가격 인하를 올해 안에 진행할 계획이다. 핵심은 가격 인하의 상시 적용이다. 기존에 1~2주 단위의 단기 할인 행사에 집중했던 기존 영업관행에서 탈피해 주요 생필품을 최소 1개월, 최대 1년까지 인하된 가격을 유지하는 '상시저가(EDLP, Everyday Low Price)' 상품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번 가격 인하는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대형마트의 자구책으로 분석된다. 이정희 한국유통학회장은 "작년 한해 저조한 실적을 거뒀던 대형마트가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어느 업태와 경쟁업체를 막론하고 질 좋은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체질을 갖춰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타 업체들도 발빠른 대응에 나섬에 따라 가격 인하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롯데마트도 주요 품목에 대해 곧바로 이마트보다 동일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을 적용했고 장기적으로 물량 수급 상황 등을 판단해 가격 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올해 배추, 고등어 등 100여개 신선식품과 라면, 세제 등 500여 가공식품 등 총 600여 생필품을 선정해 각 품목별 1개 상품을 6주마다 바꿔가며 국내 최저가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이마트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저가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게 가능하냐는 것"이라며 "원활한 물량 수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존 1~2주 단위의 행사가 한달 남짓으로 늘어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마트도 '인하 가격 최대 1년 지속'부분에 대해 "수급 및 판매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며 정작 가격 유지가 언제까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업체간 출혈 경쟁에 따른 문제도 예상된다. 이정희 유통학회장은 "공급업체에의 납품가 인하 요구나 제품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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