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주택 시장은 거품 우려가 나올 정도로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한 것일까.
미 주택 시장은 압류 주택이나 부실대출 비율, 거래량 등 각종 지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정상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 모기지은행연합회(MBA)에 따르면 모기지 대출 연체율은 올 3·4분기 말 현재 5.85%(계절조정)로 6분기 연속 하락하며 2007년 4·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모기지 정보업체인 블랙나이트 파이낸셜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압류 조치를 당했거나 진행 중인 건수는 전체의 1.76%에 불과했다. 2008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90일 이상 연체된 모기지 대출 재고도 111만8,000건으로 2008년 8월 이후 가장 적었다.
하지만 앞으로 수년 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잠재 리스크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일각에서 나온다. 2003~2007년 부동산 거품기 때 팔렸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품의 상당수는 처음에 이자만 갚다가 10년 뒤부터 원금을 상환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 업체인 에퀴팩스에 따르면 원금 상환이 시작되는 모기지 대출액은 올해 290억달러에서 2017년에는 730억달러로 크게 늘어난다. 전체 모기지 대출에서 서브프라임 비중은 2001년 12%에서 2006년 16%로 급증했다.
물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출구전략이 무사히 끝나고 미 경제 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서브프라임 문제가 전면에 부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만 미 경기 둔화로 가계소득이 줄면 사태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또 최근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모기지 대출 때 주택 구입자가 집값의 20% 이상은 자신의 돈으로 부담하도록 한 조항을 완화하는 등 주택 관련 규제를 풀면서 서브프라임 거품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