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경찰서는 성관계 사실을 알리겠다며 내연 여성 A씨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및 공갈협박)로 박모(42·무직)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가족 병원비와 사업자금이 필요하다며 거짓 이유를 대거나 가족에게 성관계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으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총 22차례에 걸쳐 4억여원을 A씨에게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혼남인 박씨는 지난 2007년 7월 영국 여행 중인 유부녀 A씨에게 접근해 “케임브리지대 박사 출신에 금융감독원을 다닌다”며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내연관계를 맺었다.

조사결과 박씨는 공갈협박과 혼인빙자 등 비슷한 전과가 있는 상습범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에게 내세웠던 신분도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박씨가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러시아 마피아가 남편 직장에 찾아갈 것”이라고 말하는 등 협박 수위를 높이자 사채까지 빌려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잇따른 협박에 A씨는 지난해 초 박씨를 고소했으며, 경찰은 수사 끝에 지난달 28일 박씨를 검거했다.

조사 과정에서 “연인 관계에서 돈을 빌린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던 박씨는 추궁 끝에 자백했고, A씨에게서 건네받은 돈은 모두 도박으로 탕진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