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경기 급속 위축

1월 PMI, 반년 만에 50 아래로… 성장세 둔화 우려 갈수록 커져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개월 만에 경기확장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 말 시작된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3일 HSBC는 중국의 1월 제조업 PMI 예비치가 49.6으로 이전의 50.5에서 후퇴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며 전문가 예상치(50.3)보다도 낮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경기확장을, 하회하면 경기수축을 의미한다.

취홍빈 HSBC 중국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PMI 하락은 내수위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는 신규 주문과 수출·고용 등 대부분 항목이 전월보다 위축되며 전체 PMI 하락을 주도했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계절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중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심각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분석했다. 웬디첸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에 들어맞는 지표"라며 "지난해 4·4분기 7.7%를 기록한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올 1·4분기에 7.5%로 둔화하고 2·4분기에는 7.2%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 같은 중국 경기둔화 우려는 금융당국이 천문학적인 여신 규모를 줄이기 위해 긴축정책을 써야만 하는 상황에서 불거진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로이터가 평가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2012년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87%에 달하는 여신이 금융시장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여신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소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둔화로 부양 필요성이 커지면서 돈을 풀 수도 없고 거둬들일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지자 이날 아시아태평양 증시도 줄줄이 하락했다. 중국 PMI 발표가 있기 전 1% 내외의 상승률을 보이던 일본 증시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0.79% 하락 마감했다. 홍콩 증시가 장중 1.5% 내외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증시도 0.5% 내외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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