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열창으로 무대 장악하죠"

10m 높이 공중서 와이어 타고 노래·춤
■ 뮤지컬 '프리실라' 디바 3인방 최유진·한유란·박가람
립싱크하는 주인공 노래 총 28곡 중 25곡 소화
공연 좌우 역할에 자부심… 흡인력 있는 배우 될 것

프리실라의 '목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디바 최유진(왼쪽부터), 한유란, 박가람. /권욱 기자

'노래 한곡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 뮤지컬 '프리실라' 오디션 공고에 소개된 '디바' 배역의 필수 요건이다. '프리실라'의 주인공은 여자 가수 음악에 맞춰 립싱크 하는 3명의 여장남자. 특이한 주인공들 덕에 여자 가수의 노래를 불러주는 디바들은 총 28개의 노래 중 25곡(단체곡·코러스 포함)을 소화한다. 노래가 기본인 뮤지컬 배역 중에서도 빼어난 가창력이 필요한 이유다. 프리실라의 '목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디바 최유진, 한유란, 박가람을 만났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세 배우의 주된 무대는 10m 높이의 공중이다. 디바들은 공연 시간의 대부분을 와이어에 매달린 채 노래와 춤을 선보인다. "줄에 매달려 노래를 부르면 목소리 톤 조절이 어렵고 작은 움직임에도 몸이 빙빙 돌아 춤을 추기도 힘들었어요. 요령 없던 처음엔 팔동작을 할 때 와이어에 살이 쓸려 상처도 많이 났고요."(박가람)

대체자 없이 매일 무대에 오르는 게 지칠 법도 하지만 세 사람은 디바가 공연의 목소리라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 디바 1 최유진은 오디션 당시 1지망에 디바1, 2지망에 디바2를 적었을 정도로 디바 배역에 애착을 보였다. "주연배우인 이주광 선배가 '너희 목소리에 따라 그날 공연의 컨디션이 바뀐다'고 말하더군요. 그만큼 디바는 매력적인 존재예요." 디바3 한유란 역시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명 팝송을 25곡이나 내 목소리로 관객에게 전달한다는 자체가 영광"이라고 맞장구쳤다.

디바들은 디바 외에도 다른 조연 배역을 하나씩 맡았기 때문에 무대 뒤에선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다. "와이어에서 내려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상을 전부 바꿀 때가 있어요. 그땐 옷을 갈아 입으면서 코러스를 넣어요. 다시 디바로 와이어를 탈 땐 공중으로 올라가면서 노래를 부르고요. 리허설 땐 이걸 다 소화하지 못했었는데 지금은 여유가 많이 생겼죠."(한유란)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무대를 장악한 세 여인. 이들은 오늘도 '멋진 배우'를 꿈꾸며 무대에 오른다. 프리실라로 뮤지컬에 데뷔한 박가람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배역이든 다 하고 싶다"며 막내다운 열정을 내비쳤다. 언니들의 꿈도 뜨거웠다. "단순히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배우가 아닌, 대사가 없어도 대사를 전달할 수 있는 흡인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최유진)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관객이 원하는 배우로 남는 게 꿈입니다."(한유란)

세 여배우의 고공 열창이 돋보이는 뮤지컬 '프리실라'는 9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송주희 기자 ss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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