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탈락 지역 "국고지원등 우대"

■ 혁신도시 입지선정 사실상 마무리
새 국책사업 선정때도…성과공유 추진
내년 하반기까지 지구 지정등 밑그림 불구
정부·지자체 '갈등해소' 뾰족한 해법 못내놔


정부는 앞으로 새로운 국가시책사업을 선정할 때 혁신도시에서 제외된 지역을 우선 배려하기로 했다. 또 각 시도(광역자치단체)에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또는 기금을 설치, 혁신도시에서 제외된 지역의 개발사업을 집중 지원하기로 하는 등 혁신도시 건설에 따른 성과공유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건설교통부는 26일 혁신도시 선정에 따른 시군구(기초자치단체)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각 시도의 재정보전금ㆍ시도비 배정에 있어 혁신도시 제외지역을 우선하기로 했다. 또한 시도에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또는 기금을 설치해 지역균형발전 시책을 추진하는 한편 국고보조금ㆍ특별교부세 등 국고지원에 있어서도 혁신도시 제외지역을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혁신도시 제외지역에 대한 지역균형발전 대책을 마련한 것은 혁신도시 선정을 둘러싼 지역간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혁신도시 성과공유방안 추진=혁신도시 건설에 따른 성과공유방안은 크게 광역자치단체와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게 된다. 각 광역자치단체는 지역의 실정을 감안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중앙정부는 성과공유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 등 행정 및 재정적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다. 실제 경남은 앞으로 3개년에 걸쳐 혁신도시 제외지역에 1,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특히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혁신도시에 준해 지원할 예정이다. 광주ㆍ전남은 혁신도시 완공 전에 도비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혁신도시 제외지역에 1,000억원을 지원하고 완공 후에는 혁신도시에서 발생하는 지방세로 지방균형발전특별회계 또는 기금을 조성해 제외지역 지원에 쓰는 등 모두 3,0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경북은 공공기관 납부 지방세 수입으로 기금을 조성, 낙후지역 발전사업에 활용하기로 했으며 충북은 앞으로 5년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혁신도시 제외지역 및 낙후지역의 균형발전에 쓰기로 했다. 이밖에 전북과 강원도 역시 혁신도시 제외지역에 대한 재정지원 및 지역균형발전기금 설치를 검토 중에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조만간 ‘성과공유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관계부처 협의 및 정부대책반 회의를 거쳐 성과공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입지선정 윤곽 불구 갈등 더 커져=건교부는 이날 지방이전 공공기관이 들어설 혁신도시 선정작업이 사실상 끝났다고 밝혔다. 지난주 부산과 충북 입지선정위원회가 혁신도시 후보지 평가를 완료해 11개 시도의 혁신도시 입지선정이 마무리됐다는 것.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8개 시도가 정부와 협의를 마쳤고 강원도는 협의 중이며 부산과 충북은 정부에 협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혁신도시 건설 기본구상을 마련하고 사전 환경성과 광역교통계획 및 도시 규모의 적정성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내년 하반기까지 혁신도시 지구 및 사업 시행자를 지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혁신도시 선정작업은 아직도 불씨로 남아 지역간 갈등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찌감치 원주를 혁신도시 후보지로 선정한 강원도의 경우 춘천과 강릉이 강력 반발하며 법정소송은 물론 분도(分道)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으며, 울산의 경우도 6개 읍면 주민들이 혁신도시 선정 무효를 주장하는 탄원서를 건교부에 제출한 상태다. 경남과 충북의 경우에는 혁신도시 입지선정을 둘러싼 도내 갈등이 커지자 준(準)혁신도시를 선정하는 등 변칙적인 수법으로 지역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 해결의지 부재=혁신도시를 둘러싼 지역 갈등이 커지고 있음에도 정부와 지자체는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건교부는 “혁신도시는 각 시도에 1개씩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고 각 지자체 역시 준혁신도시 건설, 공공기관 개별이전 등 ‘나눠먹기’를 위한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각 지자체가 혁신도시 선정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내년 5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의식해 명확한 입장정리를 미루려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굳이 특정 지역의 손을 들어줘 다른 지역의 표심을 잃을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이에 따라 혁신도시 선정을 둘러싼 마찰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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