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원유 증가도 국내 낙농·유가공 업계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입니다. 유제품 수입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수입액이 7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에 비해 국내 자급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유 소비는 줄어드는 데 유럽연합(EU), 중국 등에서 남아도는 우유를 우리나라에 전략적으로 수출하다 보니 수급 불균형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수입산 우유의 국내 시장 잠식이 심해지고 있다. 관세청의 최근 3년간 유제품 수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유제품 총 수입액은 7억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5%, 3년 전에 비해서는 32% 증가했다. 이홍구 건국대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국내 우유 자급률은 2000년 220만톤 수준에서 계속 머물고 있지만 수입은 2000년 64만톤에서 현재 170만톤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수입량은 3배 뛰었지만 국내 생산량은 그대로인데 소비는 오히려 감소하는 수급 불균형으로 국내 낙농가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EU가 수급 안정을 위해 1984년 도입했던 우유 생산 쿼터제를 지난 3월 말 폐지하자 국내 낙농 및 유가공 업계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EU의 쿼터제 폐지로 혼합 분유 등의 수입이 앞으로 더 늘 것이라고 지적한다. 남아도는 우유 처리 방안을 오랜 기간 연구해온 유럽 낙농가들이 유제품 수출 드라이브를 강화하면 국내 낙농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정렬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에서는 국산 대 수입산 비율을 1대3.5로 사용할 경우에만 우유에 대해 무관세쿼터(TRQ)를 배정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국산 우유를 전혀 쓰지 않아도 수입산을 무한대로 들여올 수 있다"며 "TRQ 관리 방식을 일본과 호주의 경제동반자협정과 같이 국내산 구매조건이 반영되도록 개선하는 등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