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간판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1억달러(약 1,0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 신생기업이 미국을 대표하는 벤처캐피털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첫 사례로 외신들은 "벤처투자자들이 아시아권을 기반으로 하는 신생 e커머스 업체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29일 쿠팡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쿼이아캐피털은 계열사인 세콰이아캐피털글로벌이퀴티와 세콰이아헤리티지펀드를 통해 그린옥스·로즈파크·론치타임 등 다른 기관투자가들을 모아 쿠팡의 성장가능성에 1억달러를 베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투자유치 성공으로 쿠팡의 기업가치는 10억달러를 웃돌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쿠팡이 새로운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지난해 기관투자가들이 인도의 플립카트닷컴, 동남아 지역의 라자다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있는 아시아권 신생 e커머스 업체들은 여전히 벤처투자자들의 주목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투자유치에 대해 외신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세콰이아캐피털이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기업들의 면면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세콰이아캐피털은 애플·구글·시스코·오라클·야후·링크드인·유튜브 등의 미래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털이라는 명성을 얻었고 현재도 미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성장성 높은 기업들을 물색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0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 2년 만에 연 거래액 1조원 규모의 e커머스 업체로 급성장했고 최근 전체 거래의 70%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면서 모바일커머스 대표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세콰이아캐피털의 이번 투자는 마이클 모리츠 세콰이아캐피털 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모리츠 회장은 이번 투자 건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e커머스시장 중 한 곳이며 쿠팡은 한국 e커머스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이라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세쿼이아캐피털은 미국에서 혁신적인 기업들과 함께하며 폭넓은 경험과 성공을 이끈 곳"이라며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급격히 성장하는 국내 e커머스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여러 전략적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