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출산율이 3년 만에 다시 하락하면서 ‘출산율 제로(0)’ 시대라는 끔찍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산은 0.98명을 기록해 지난 2006년 이후 다시 ‘소수점’ 단위로 내려앉았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08년도 출생통계 결과’를 보면 전국의 합계 출산율(여자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19명으로 2005년(1.08명)에 이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006년 ‘쌍춘년’과 2007년 ‘황금돼지해’ 특수가 끝나자마자 다시 하강곡선을 그린 것이다. 서울 등 대도시의 출산율은 더욱 나빴다. 서울은 2007년 1.05명에서 지난해 1.01명으로 떨어져 2006년(0.96명) 이후 다시 소수점 시대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더욱이 서울 강남구(0.82명)는 자체적으로 출산시 현금을 주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펼쳤음에도 서울 지자체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였다. 부산은 가장 심각한 출산율을 이어가면서 ‘불임도시’의 오명이 덧씌워질 상황이다. 지난해 0.98명으로 2005년 0.89명과 2006년 0.90명 이후 다시 소수점 단위에 진입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서울ㆍ부산의 경우 아이를 낳을 만한 신혼부부들이 높은 집값 등을 이유로 주변 위성도시에서 사는 경향이 높아 출산율이 낮다”며 “이 지역은 30대 초반 출산율이 20대 후반 출산율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부부의 경제여건이 출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출산율 저하와 함께 문제로 꼽히는 것은 엄마의 평균나이. 지난해 우리나라 산모의 평균연령은 30.79세로 지난해(30.58세)를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98년 28.48세였던 평균 출산연령은 10년 만에 두 살 많아지면서 ‘노산’ 현상이 심각해졌음을 보여준다. 늦은 결혼과 늦은 출산으로 산모의 평균연령이 계속 높아지면서 결국 나중에는 아이를 많이 낳고 싶어도 나이가 많아 불가능한 ‘비자발적 무자녀 가정’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대 출산율은 급전직하했다. 지난해 25~29세 출산율은 해당 인구 1,000명당 85.6명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9.9명 감소했다. 20대 후반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활동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들이 결혼하는 30대 초반 출산율 증가세(0.2명)나 30대 후반 증가세(0.9명)가 20대 후반의 감소세를 뒷받침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산모의 고령화가 현재 수준 정도에서 멈춰야 출산율이 앞으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