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으로 눈돌린 리츠

업무·상업시설 일변도 벗고 아파트 등 투자 늘려


오피스·리테일 등 업무·상업시설 중심이던 민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의 투자 대상이 숙박·창고·주거시설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과 아파트 등 공동주택 개발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80개 리츠 중 13개가 주택에 투자했다. 자산 규모는 약 6,000억원으로 전체 투자액(12조3,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9% 정도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투자 대상이 주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에 국한됐으나 최근에는 아파트로도 확대되고 있다.

경인리츠는 최근 사업계획에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추가했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기 위해 지난해 11월 용지를 매입한 경인리츠는 조만간 시공사를 선정한 뒤 2·4분기에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전용면적 40㎡ 안팎의 소형 주택 80가구를 공급한다.

광희리츠는 지난해 서울 하왕십리동에 '왕십리 KCC 스위첸' 272가구를 공급했다. 인근 재개발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1억원 이상 저렴해 주목을 받았다. 투자자에게서 모은 자금과 금융기관을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분양가를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광희리츠는 앞서 2011년 도시형생활주택인 '영등포 메이준 2011'을 공급한 데 이어 2012년에는 '영등포구청역 계룡리슈빌' 오피스텔을 분양해 성공을 거두는 등 주택개발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리츠사다.

가경리츠는 2012년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에 '서희스타힐스(198가구)'를 분양했다. 국내 리츠 중 아파트 개발 사업에 투자한 최초 사례다. 당초 이 사업지는 성원건설이 아파트를 지으려다 부도가 나면서 포기한 곳으로 가경리츠가 인수해 마무리 지었다. 초기 분양률이 저조했지만 할인 분양 등을 통해 현재는 미분양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올 들어 주택경기가 다소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리츠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산신탁은 강남 세곡2지구 A2블록에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지난달 '카이트 제5호 개발전문 위탁관리리츠'의 영업인가 신청을 했다. 건립 가구 수는 400여가구이며 85㎡ 초과 중대형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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