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명예훼손으로 무학 고소

부산의 소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대선주조와 무학의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27일 지역 주류업계에 따르면 대선주조는 최근 무학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법원에 정식 고소했다.

이번 고소는 무학 계열사인 ‘MH에탄올’의 폐수에서 ‘비소’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무학측이 해명자료에서 “이번 단속의 배경은 경쟁업체인 대선주조의 고발에 의한 것”이라는 표현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최재호 무학 회장 동생인 최동호 대표가 맡고 있다.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최근 경남 마산에 있는 MH에탄올을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지도점검을 벌였고 폐수에서 특정수질유해물질인 비소가 검출됐다. 이에 환경청은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한 혐의로 이 회사를 고발했다.

비소는 폐암, 방광암, 피부암, 간암 등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의 독극물이다.

대선주조는 “무학은 불법행위가 적발될 때마다 반성과 사과는커녕 대선주조의 고발에 의한 것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왔다”며 “우리가 또 침묵할 경우 많은 소비자들이 이번에도 무학의 거짓말을 믿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강경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대선주조의 한 관계자는 “무학은 그동안 무허가 불법 소주 제조와 폐수 불법 처리, 납품을 선점하기 위한 금품 제공 등 많은 불법을 저질러 왔고 모두 법적 처벌을 받았다”며 “무학이 소주업계 3위 기업으로 성장만 한큼 윤리ㆍ준법경영을 철저히 해줄 것으로 당부한다”고 말했다.

무학은 “고소장 내용을 보고 법률적 검토를 충분히 한 뒤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갈등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남의 소주업체인 무학이 ‘좋은데이’를 출시하면서 부산시장 점유율을 70% 가량 확보했다. 부산의 소주업체인 대선주조도 지난 2011년 ‘즐거워예’를 내놓으면서 두 회사의 ‘소주 대전’이 시작됐다.

이후 두 회사는 허위ㆍ과장광고, 탈세ㆍ무자료 거래, 불법 판촉행위, 소주 제조용 암반수 주장 등 혐의로 상호 고소ㆍ고발을 거듭하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부산의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감정싸움에 따른 이전투구 양상은 소비자들로부터 깊은 불신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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