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름휴가] 피부손상 막으려면

2시간마다 자외선 차단제 필수 … 하루 2ℓ 물도 '피부 지킴이'
민소매 옷보다 래시가드 등 기능성 긴팔 착용
물놀이 후엔 깨끗한 물로 씻고 보습에 신경을
캠핑 갈 땐 풀·해충 접촉성 피부염 주의 필요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됐다. 산과 바다로 떠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껏 들뜨겠지만 건강한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는 피부 손상 방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해변에서의 강렬한 햇빛과 높은 습도, 숲에서의 각종 벌레 등 피부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희대 바노바기성형외과 원장(피부과전문의)은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휴가철에는 피부건강을 해칠 수 있는 여러 요인이 곳곳에 잠재해 있어 휴가가 끝나고 피부 트러블에 시달리거나 갑자기 피부 노화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바캉스기간에는 피부가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일이 많은데 자외선에 과하게 노출될 경우 일광화상과 피부 광노화, 색소 침착 등 여러 가지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피부암 환자 수는 지난 2009년 1만980명에서 2013년 1만5,826명으로 5년 사이 44.1%나 증가했다. 암 전 단계인 광선각화증 환자는 증가 추세가 더 빠르다. 광선각화증은 2009년 6,547명에서 2013년 1만1,522명으로 76%나 늘어났다.

자외선이 주요 원인인 각종 피부 질환이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휴가철 무심코 보낸 시간이 피부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과도한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머리의 두피까지 손상시켜 모발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여름휴가철 건강관리는 자외선 차단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자외선 차단법은 최대한 피부의 노출을 자제하는 것이다.

햇빛으로부터 신체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옷·모자·양산·선글라스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닷가나 해수욕장, 계곡에서는 파라솔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선글라스는 자외선으로부터 눈과 눈 주위를 보호해 시력 손상을 막아줄 뿐 아니라 눈가 주름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자외선을 가장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자외선차단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외선차단제에 표시돼 있는 용어를 먼저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차단지수(SPF)와 PA의 수치가 표기돼 있다. SPF는 자외선B를, PA는 자외선A의 차단지수를 뜻한다.

SPF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피부가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피부에 비해 얼마나 오랫동안 화상을 입지 않고 견디는지를 나타낸다. SPF 2~15는 저, 15~30은 중, 30~50은 고, 50 이상은 최고의 자외선 차단을 의미한다. PA는 차단제를 발랐을 때와 바르지 않았을 때의 자외선A에 의한 지속 색소 침착량을 비교한 수치로 +는 차단 효과가 있음, ++는 상당히 높음, +++는 매우 높음을 의미한다.

자외선차단제는 가급적 외출 20~30분 전에 바르고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게 좋다. 등산을 간다면 SPF 30~40, 모래에 의해 자외선이 반사되는 해변에서는 SPF 50 정도의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면 된다. 해수욕이나 물놀이를 할 때는 자외선차단제가 쉽게 씻겨나갈 수 있는 만큼 더욱 자주 바르고 피부가 많이 노출되는 수영복보다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래시가드 같은 긴팔 기능성 의복을 착용하는 것도 피부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민소매 옷이나 등이 파인 옷을 입었다면 얼굴은 물론 목과 등·팔에도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여성의 경우 화장을 했을 때는 자외선 차단성분이 들어 있는 BB크림 등을 추가로 바르면 좋다.

휴가를 맞아 일부러 피부를 검게 태우는 사람도 있다. 선탠을 할 때 사용하는 보호제는 자외선B만 막고 자외선A는 통과시킨다. 근래에는 자외선B뿐 아니라 자외선A에 의한 피부 손상과 광노화도 우려되므로 선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노주영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자외선차단제는 여름철에는 물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 내수성 제품을 사용하고 물놀이 전후로 계속 덧발라줘야 한다"며 "자외선차단제만 적절하게 활용해도 여름철 피부건강을 지키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여름휴가철에는 모발과 두피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휴가철 모발관리를 잘못할 경우 가을철 탈모 증상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발도 자외선에 의해 손상을 받아 건조하고 거칠어지며 탄력이 떨어지게 된다. 두피 역시 피부와 마찬가지여서 자외선에 의한 피부 광노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모자나 양산 등을 사용하고 두피나 모발을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차단제가 포함된 헤어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놀이를 할 때는 특히 모발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워터파크나 계곡, 수영장이나 바닷가에서 가급적 수영모자를 착용하고 물놀이를 한 후에는 반드시 깨끗한 물로 머리를 감아야 한다.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은 모발을 뻣뻣하고 건조하게 만드는 만큼 해변에서 물놀이한 뒤에는 즉시 맑은 물로 씻고 보습을 해주는 것이 좋다.

수분 손실이 많은 여름휴가철에는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건강관리에 좋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주스나 탄산음료, 커피나 차보다는 생수를 마시고 성별과 체중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하루 2ℓ 정도 마시는 것이 건강관리에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산으로 휴가를 가거나 캠핑을 할 경우에는 접촉성 피부염과 해충에 주의해야 한다. 짧은 옷차림으로 다니다 피부가 풀이나 가지에 스쳐 붉게 부풀어오르고 간지럽다면 접촉성 피부염일 가능성이 높다. 접촉성 피부염은 붉게 변한 피부가 가렵고 작은 물집이 생기는 증상을 보이는데 발생 이틀째 정도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서서히 가라앉는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발열이나 통증이 지속되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가급적 긴팔을 입고 향기가 있는 화장품이나 향수는 벌레를 유인할 수 있는 만큼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벌레에 물렸을 경우 간지럽다고 마구 긁지 말고 간지러운 부위를 최대한 차갑게 해주거나 준비해간 상비약을 바르는 게 상처 치료에 효과적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