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14일 올해 사용자측에 권고할 임금인상률기준(가이드라인)으로 근로자 1천명 이상 대기업은 동결, 1천명 미만 사업장은 3.9%인상안을 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발표한 `2005년 경영계 임금조정 기본방향'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회원사에 권고했다.
이러한 수치는 민주노총(정규직 9.3%±2%, 비정규직 15.6%), 한국노총(정규직 9.4%, 비정규직 19.9%) 등 노동계가 제시한 인상 요구안과는 큰 차이를 보는 것이어서향후 노동계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총은 "올해 임금인상률은 정기승급분을 포함, 총액 기준으로 3.9% 인상하되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은 근로자수 1천명 이상 대기업은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할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대기업의 임금 동결 재원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근로조건 향상과신규인력의 채용에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근로자 내부의 부익부.빈익빈현상을 개선, 산업 현장에서 임금.고용안정.일자리 창출이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고강조했다.
경총은 "최근 한국 경제는 내수침체, 투자부진,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 등으로성장잠재력이 감퇴되고 있으며 제조업의 해외이전 가속화로 인한 국내 생산기반 위축으로 노동시장의 양극화, 청년실업 문제의 심화 등 고용불안 심리도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총에 따르면 지난 99년 현재 대기업(500명 이상)의 임금수준은 영세기업(5-9명)의 1.7배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0월 현재 약 2배 수준으로 상승,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다만 경총은 지난해의 경우 300명을 기준으로 대기업은 동결, 300명 이하 중소기업은 3.8%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상당수 300-1천명 규모 사업장의 근무환경이 열악한 점을 감안, 올해는 동결 기준을 1천명 이상으로 완화했다.
이와 함께 경총은 ▲직무급제 등 성과주의 임금체제 확산 ▲임금피크제 도입 ▲정기 승급제도 점진적 폐지 ▲고용형태 다양화를 통한 인력 관리 유연성 제고 등을권고했다.
경총은 "기업들이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력관리의 유연성이 요구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40만명에 달하는 청년실업자와 여성인력의 활용 차원에서라도 파트타이머, 임시직, 아웃소싱, 계약직, 파견직 등 고용형태의 다양화가 필수"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